지난달 16일 경찰이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정재환(24)의 이름과 나이, 머그샷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사진 경북경찰청
경북 경산에서 흉기로 친구를 살해하고 다른 친구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정재환(24)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정재환 측은 사건 당시 피고인의 정신 상태를 감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정한근)는 26일 오전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재환에 대한 첫 기일을 진행했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타난 정재환은 시종일관 고개를 푹 숙인 채 재판에 임했다.
정재환은 지난달 4일 오전 3시40분쯤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아파트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의 온몸을 흉기로 40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또 현장에 함께 있던 다른 친구에게도 폭행을 가해 전치 3주에 달하는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범행 직후인 오전 4시6분쯤 피투성이에 나체 상태로 인근 편의점에 들러 3600원 상당의 우유 2개를 훔치기도 했다.
정재환이 범행 이후 알몸으로 편의점에 들러 우유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술을 마시던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피해자들의 얼굴 등을 때리고 깨물어 반격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 뒤 싱크대에 있는 흉기를 가져와 피해자의 신체를 40차례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공소 사실을 설명했다. 자신에 대한 공소 사실을 설명할 때 정재환은 눈을 질끈 감고 흐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경찰 조사 결과 정재환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가 자신의 과거 데이트폭력 사실 등을 언급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후 나체로 바깥을 배회하다가 다시 범행 현장으로 돌아온 정재환은 자신의 집에 있던 명품 시계와 현금 2000만원을 챙겼다고 한다. 정씨는 사망한 피해자 옆에 엎어져 눕는 등 현장을 훼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환 측은 변호인을 선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여서 공소 사실 인정 여부는 다음 공판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비정상적인 유형이고 범행 동기나 경위 등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범행 당시 피고인의 정신 상태를 감정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미 1차적인 정신 감정을 실시한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로 정신 감정이 필요한지는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피해자 측에서는 가족과 지인들 명의로 정재환을 엄벌해 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총 4000장 정도 분량 제출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고, 유족은 다음 공판에 진술하기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