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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 태우고 만취 운전 사망사고, 30대 엄마 항소심서 뒤늦은 인정

중앙일보

2026.08.25 20:40 2026.08.2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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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지방법원. 뉴스1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지방법원. 뉴스1

어린 두 딸을 차에 태운 채 만취 상태로 과속 운전을 하다 오토바이 운전자를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범행을 인정했다.

26일 대전지법 제1형사부(부장 강길연) 심리로 열린 A씨(38)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에서 A씨 측 변호인은 “1심에서 범행을 일부 부인했으나, 이제는 범행을 인정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A씨도 변호인의 의견과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월 4일 오후 9시 19분쯤 충남 홍성군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11%의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운전자 B씨(28)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을 훨씬 웃돌았다.

A씨는 제한속도를 시속 118㎞가량 초과한 시속 178㎞로 달리며 신호를 위반하는 등 난폭 운전을 했다. 차에는 4살과 6살인 A씨의 두 딸도 타고 있었다.

A씨는 사고를 낸 뒤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히려 자신의 아이들이 놀랐다며 목격자 등을 향해 항의했다.

검찰은 난폭 운전과 교통사고로 두 딸에게 공포심을 준 행위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A씨는 1심에서 “당시 만취해 피해자가 사망한 것을 몰랐으며 사고 현장을 이탈하지 않았고, 도주 의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도주치사와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모두 부인했지만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아직 생존해 있는데도 필요한 조치를 하기는커녕 자신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언행을 보이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차를 보고 도주했다”며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서도 “자녀들을 보호·감독하는 사람인데도 2명의 자녀를 차량에 태워 음주운전 및 난폭운전을 상당 시간 자행하고 사망 사고를 내 피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상당히 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A씨와 검찰은 모두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가 항소심에서 범행을 인정했지만 B씨 유족은 뒤늦은 태도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엄벌을 호소했다.

이날 법정에서 발언 기회를 얻은 B씨의 아버지는 “범행을 부인하던 것을 이제서야 인정한다는데, 경찰·검찰·1심 재판부 전체를 농락하는 것”이라며 “진심 어린 사과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 합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족은 A씨와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측은 피해자 유족에게 사죄하고 합의를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심리를 한 차례 더 이어가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30일 열린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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