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종결’ 실종신고 최초 112 녹취 자동삭제…경찰 부실대응 논란
중앙일보
2026.08.25 21:25
2026.08.25 21:40
26일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뉴스1
최근 숨진 채 발견된 실종자 장미란(37)씨의 최초 실종 신고 당시 112 녹취 파일이 자동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경찰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고도 해당 자료를 확보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실 대응 논란이 커지고 있다.
26일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에 따르면 경찰은 장씨의 남자친구가 지난 5월 15일 처음 실종 신고를 했던 당시의 112 신고 녹음 파일을 확보하지 못했다.
112 신고 녹음 자료는 관련 규정에 따라 3개월간 보존되며, 해당 파일은 이달 16일 자동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녹음 자료가 삭제될 당시 장씨의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제주서부경찰서 A 경장에 대한 수사가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경찰은 지난 11일 A 경장을 허위 종결 혐의로 입건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수사팀은 112 녹취 자료의 보존기간을 연장하거나 별도로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이 사건의 출발점이 되는 원본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장씨의 남자친구는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43분쯤 "같이 살던 여자친구가 13일에 나간 뒤 들어오지 않는다"며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A 경장은 약 2시간 30분 뒤인 오후 9시11분쯤 장씨와 연락이 닿았고 신변에 이상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취지로 사건 종결을 요청했다.
당시 A 경장은 장씨가 경찰관과의 만남을 거부했고 자신의 위치 등 정보를 신고자에게 알리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내용도 112 상황실에 보고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종결 기록 때문에 지난달 장씨 남자친구의 재신고는 접수되지 않았고, 이후 다른 가족의 신고가 이뤄진 뒤에야 재수색이 시작됐다.
장씨는 결국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녹취 원본이 삭제됐지만 수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112 사건처리표 등을 통해 신고 사실과 내용은 모두 확인할 수 있다"며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가 이미 확보돼 있어 수사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