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설계시 자녀 수익자 지정으로 자산보호 기대 가능 면제 규정만으로도 상당한 효과…실거주 설정은 신중해야
상속계획 상담을 하다 보면 집을 보호하기 위해 취소 불가능한 신탁(irrevocable trust)을 만들고 싶다는 고객들이 많다. 특히 소송이나 채권자 문제로부터 집을 지킬 수 있는지를 걱정하는 경우다. 그러나 먼저 캘리포니아의 주택 면제(homestead exemption)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캘리포니아 민사소송법 제704.730조는 일정 금액의 주택 순자산(home equity)을 일반 채권자의 강제집행으로부터 보호한다. 2026년 기준 주택 면제 금액은 대략 37만1500달러에서 74만3500달러 정도이며, 실제 금액은 해당 카운티의 전년도 주택 중간 매매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주택 면제가 있다고 해서 소송 자체를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소송에서 패소해 금전판결이 내려지면 채권자가 집에 판결 유치권을 설정할 수 있다. 주택 면제는 판결이나 채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강제매각 과정에서 일정 금액의 순자산을 보호하는 제도다. 또한 모기지처럼 이미 집을 담보로 한 담보채권자의 권리까지 없애주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집을 취소 불가능한 신탁에 넣고 자녀를 수익자(beneficiary)로 지정하면 더 안전할까? 제대로 설계된 경우 일정한 자산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모가 집을 신탁에 실제로 이전하고 재산을 다시 가져오거나 마음대로 사용할 권리를 포기한다면, 그 재산은 더 이상 부모 개인의 재산이 아니라는 점에서 보호 효과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이름만 취소 불가능한 신탁일 뿐 부모가 여전히 재산을 통제하고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면 보호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또한 이미 소송이나 큰 채무가 발생한 뒤 급하게 집을 자녀를 위한 신탁으로 이전하면 사해이전(voidable transfer)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본인이 실제 거주하는 주택을 취소 불가능한 신탁에 넣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캘리포니아의 주택 면제만으로도 상당한 순자산이 보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탁 안의 주택에도 주택 면제가 인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설정자가 그 집에 어떤 권리와 수익권을 가졌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자산보호를 위해 통제권을 많이 포기할수록 본인의 주택에 대한 권리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집을 보호하기 위해 취소 불가능한 신탁을 만들기보다 먼저 주택 순자산과 주택 면제 금액을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이미 면제만으로 순자산 대부분이 보호된다면 집의 소유권과 통제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신탁을 만드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또한 향후 매각이나 재융자의 유연성이 줄어들 수 있고, 재산세나 양도소득세 문제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결국 취소 불가능한 신탁은 문제가 생긴 뒤 집을 숨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미리 상속계획과 자산보호 계획의 일부로 검토해야 하는 도구다. 본인이 거주하는 집이라면 먼저 주택 면제가 얼마나 보호해 주는지 확인하고, 이를 초과하는 순자산과 장기적인 가족계획을 함께 고려해 신탁이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