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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콘퍼런스 참가기업③ - 솔버엑스 최윤영 대표] 울산 소년의 질문, 최첨단 기술로…

Los Angeles

2026.08.25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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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 경험, 연구 출발점
현실과 시뮬레이션 간극 보정
제조 현장 오차 잡는 AI 개발
46억 유치…현대·SK 등 고객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온 ‘코리아 콘퍼런스(회장 제니 주·이하 코콘)’가 28일 마리나델레이에서 열린다. 올해 5주년을 맞은 코콘에는 AI와 바이오 등 분야에서 엄선된 한국 스타트업 4곳이 참가해 글로벌 투자자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난다. 세 번째 주인공은 물리 현상을 이해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솔버엑스(SolverX)다.
 
최윤영(사진) 대표는 조선업이 밀집한 울산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선박용 모터를 설계하는 엔지니어였다.
 
초등학생이던 2003년, 태풍 매미가 울산을 덮쳤다.  
 
아버지가 일하던 조선소에서는 건조 중이던 선박이 강풍과 파도에 떠밀려 인근 조선소의 배와 충돌했다. 도시 기능도 며칠간 마비됐다.
 
어린 최 대표에게 한 가지 의문이 남았다. ‘왜 이런 거대한 자연현상을 미리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을까.’
 
훗날 공부하면서 그 질문의 복잡성을 알게 됐다. 어항 속 물의 흐름에서 거대한 대기와 해양의 유체 움직임까지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나비에-스톡스 방정식’이다. 인류는 이 방정식을 180년 넘게 알고 있으면서도 아직 완전히 풀지 못했다. 그래서 수퍼컴퓨터로 근사치를 구해서 풀 뿐이다.
 
그때부터 최 대표의 관심은 현실의 물리 현상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예측하는 모델을 만드는 데 향했다. 대학에서 대기과학과 기계공학을 복수전공하고 전산유체역학(CFD) 대학원에 진학했다.
 
박사과정 중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기존 물리 법칙과 AI를 결합하면 현실과 시뮬레이션 사이의 오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솔버엑스가 풀려는 것도 제조업의 오래된 난제인 이 ‘간극’이다.
 
시뮬레이션은 현실을 최대한 가깝게 재현하지만 현실 그 자체는 아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등 제품이 고도화될수록 열과 유체, 구조역학 등 여러 물리 현상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제 측정값 사이에 오차가 발생한다.
 
기업들은 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반복적인 실험을 하거나 설계 단계에서 충분한 안전 여유를 둔다. 그만큼 시간과 비용이 늘고 제품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도 제약이 생긴다.
 
최 대표는 “우리가 하는 일은 현실과 시뮬레이션의 간극 자체를 AI가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AI가 시뮬레이션과 실제 측정 데이터를 함께 학습하면 과거 경험과 고비용 실험에 의존했던 보정 작업을 수 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결국 목표는 현실에 더욱 가까운 시뮬레이션을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다.
 
산업 현장의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솔버엑스는 지금까지 4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8배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HL만도, 현대위아,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한국내 고객사다.
 
현재 직원은 약 30명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AI 모델을 개발했던 엔지니어부터 물리·정보·수학 올림피아드 수상자, 제조 현장에서 실제 제품 개발을 경험한 인력까지 모였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힘을 보태고 있다. 솔버엑스는 MS의 AI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파트너로 제품·기술 협업과 공동 영업, 보안·신뢰 체계 구축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솔버엑스가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에서 제조업 육성과 첨단산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생산성과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AI 기술의 활용 기회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한국에서 세계적으로 까다로운 자동차·반도체·중공업 고객들의 실제 생산 환경을 통해 기술을 검증했고 고객의 업무 과정에도 성공적으로 적용했다”며 “이제 검증된 기술을 미국의 제조업 부흥 흐름과 연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28일 열리는 코리아 콘퍼런스는 그 첫 접점을 넓히는 무대다. 미국 주요 제조기업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제조 현장에서 검증한 ‘물리 AI’를 직접 알릴 계획이다.
 
최 대표는 “울산 조선소 옆에서 자란 아이가 품었던 질문에서 출발한 기술”이라며 “한국에서 시작한 제조·물리 AI가 세계의 표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미국에서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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