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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충돌 피하고 ‘상황 관리’ 모드 전환…트럼프 “호르무즈 기뢰 모두 제거"

중앙일보

2026.08.25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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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피하면서 확전보다 ‘상황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은 대(對)이란 군사행동을 당분간 자제하는 대신 제재를 통한 압박을 강화하고, 이란은 역내 국가들과의 소통을 늘리며 긴장 완화에 나서는 양상이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25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일부 동맹국 외무장관들에게 당분간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피하겠다는 내용의 미국의 대이란 정책 변화를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루비오 장관은 군사 공격을 하지 않는 대신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을 대상으로 한 봉쇄 작전을 지속하고, 미 재무부의 신규 이란 제재인 ‘경제적 왕따 작전’을 통해 압박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 재무부는 전날 디지털 자산, 기술, 금, 항공, 해운 등 5대 핵심분야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다른 국가에 2차 제재를 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한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이러한 정책은 적어도 11월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에는 새로운 군사작전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당국자는 “이란이 먼저 공격을 감행할 경우 미군이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만큼 그때까지는 이란과의 충돌을 확대하기보다 현 상황을 관리하는 데 주력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악시오스는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전쟁에 몹시 짜증이 난 상태이며, 적어도 당분간은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25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회담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오른쪽)과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25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회담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오른쪽)과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도 역내 긴장 완화와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란 외무부가 이날 발표한 ‘이란-오만 공동 성명’에 따르면 이란을 실무 방문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호르무즈해협 안전 항행 및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전쟁과 그 여파로 조성된 호르무즈해협 내 정세를 고려해 실질적이고 실행 가능한 ‘단계적 프레임워크’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장관은 페르시아만 연안국들과 공동 대화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양측이 제안한 프레임워크에는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임시 공동 해상 통로’(Maritime Corridor) 개설과 해협 내 기뢰 제거를 위한 공동 프로젝트 추진 등이 포함됐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X(옛 트위터)에 회담 사실을 언급하며 “평화와 안정을 향한 이란의 의지는 이웃 국가들과의 확고한 외교와 궤를 같이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알부사이디 장관 뿐만 아니라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과 인사하는 사진도 함께 게시하며 “파키스탄 및 오만 측 인사들과 회담에서는 역내 해법이 강조됐다”고 전했다. 전날 이란을 방문한 무니르 총사령관은 앞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과정에서 핵심 소통 채널 역할을 한 인물이다.

지난 24일 이란 테헤란에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오른쪽)과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이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4일 이란 테헤란에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오른쪽)과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이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무니르 총사령관은 전날 이란을 방문할 때 미국의 위협적인 메시지나 그와 유사한 서한을 지참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무니르 총사령관은 협상 채널을 개설하고자 했으며 이란의 조건과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방문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란 정부의 입장은 파키스탄을 통해 명확히 전달됐으며 파키스탄 측은 해당 조건들을 미국 측에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확전 자제 기류 속에서도 미국과 이란 양측의 여론전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해협의 국제수역에 있던 모든 기뢰가 제거 및 폭파됐다는 보고를 방금 미 해군으로부터 받았다”며 “이란에는 새 기뢰를 설치하는 어떠한 선박도 즉각적이고 체계적으로 파괴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했다. 미군이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은 즉각 반박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이날 국영 IRIB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호르무즈해협 내 기뢰 제거 작업은 선전용 거짓말에 불과하다”며 “미국이 실제로 기뢰를 제거했다면 왜 여전히 어떤 선박도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언론이 제기한 휴전 합의설에 대해 미국과 이란은 모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보장을 포함한 휴전에 합의했으며, 며칠 안에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보도의 신빙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전민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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