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급증에 방산 격전지 된 독일…한국 등 앞다퉈 진출
5년간 국방 분야에 7천억 유로…"모두가 파이의 한 조각을 원해"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방 분야 예산을 크게 늘린 독일이 글로벌 방위산업 업체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전 세계 굴지의 방산기업들은 앞다퉈 독일에 현지 사무소를 건립하고 일부 기업은 본사를 아예 독일로 옮기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이들은 독일 방산 시장 영향력 확대는 물론 독일을 유럽 방산 허브로 활용하고자 한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해 노르웨이 우주그룹 콩스버그, 핀란드 위성정보 스타트업 아이스예 등이 독일에 사무소를 열고 둥지를 틀었다.
알렉스 웡 한화그룹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사업 기회의 규모 때문에 영구적인 거점이 필요했다며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독일 방산 시장에 정통한 인재를 채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웡 CSO는 현지 거점 구축은 전 세계적 추세라며 각국 정부는 분쟁이나 지정학적 위험으로 핵심 무기 접근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현지화 및 국내생산'을 강조 중이라고 말했다.
한화도 오랫동안 전 세계 시장에 수출해왔지만 이제 파트너들로부터 생산 능력을 이전해달라는 문의를 받고 있다는 게 웡의 설명이다.
고정밀 레이저를 생산하는 일렉트로 옵틱 시스템즈(EOS)는 아예 본사를 호주 캔버라에서 유럽으로 이전하는 계획까지 검토 중인데 독일이 후보지 중 하나다.
안드레아스 슈베르 EOS 최고경영자(CEO)는 "본사를 호주에서 중부 유럽에서 이전할 계획"이라며 "최종 목적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네덜란드와 독일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독일을 향한 방산기업들의 관심은 독일의 국방 예산 증가 흐름과 맞닿아있다.
독일 내각은 지난달 초 러시아의 위협과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투자 지출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핵심 국방예산은 올해 822억유로(약 144조2천억원)에서 내년 1천90억유로(약 191조2천억원) 안팎으로 32.6% 급증할 예정이다. 향후 5년간 독일 국방 예산은 약 7천억 유로 이상이 될 전망이다.
독일 시장 진출 컨설팅 기업 라스무센 글로벌에서 일하는 닐스 랑게 매니저는 "모두가 이 파이의 한 조각을 원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방산 업체들은 현지 기업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독일 시장에 진출하기도 한다.
독일의 전차·탄약 제조업체 라인메탈은 여러 해외 기업과 연이어 계약을 체결 중이다. 지난 6월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와 체결한 중·장거리 방공 시스템 개발 협력 체결이 대표적이다.
라인메탈은 이외에도 네덜란드 스타트업 데스티너스와 저가 순항미사일 개발 작업도 착수했으며 보잉 호주 지사와 협력해 보잉이 제작하는 무인 전투기를 독일 공군에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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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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