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제주 실종 허위종결 사건과 관련해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 등 참석자들과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주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장기 실종사건을 전면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오는 10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출범을 앞두고 사건 암장이나 ‘제 식구 감싸기’를 막기 위한 경찰 수사체계 개혁도 주문했다.
윤 장관은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 경찰 지휘부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경찰 지휘부 회의를 열었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 지휘부와 긴급회의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윤 장관은 이날 경찰 지휘부와 함께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행안부 장관으로서 경찰관들의 비위 행위를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경찰 지휘부와 함께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26일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뉴스1
이번 회의는 제주 실종신고 ‘허위·셀프 종결’ 사건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실종신고를 담당한 경찰관(구속)은 실종자 장미란(37·사망)씨 남자친구에게 “연락이 닿았다”, “본인이 위치를 밝히길 꺼려 알려줄 수 없다”는 취지로 거짓말한 뒤 신고를 임의로 종결했다.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장씨를 ‘교통사고 사상자’로 입력해 관리 대상에서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장씨를 포함해 이 경찰관이 허위 종결한 사건의 실종자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윤 장관은 해당 경찰관이 처리한 사건을 전수 점검하는 동시에 전국 모든 경찰서의 장기 실종사건도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비위나 부적절한 업무 행태가 확인되면 엄중히 책임을 묻기로 했다.
실종사건 처리체계도 손본다. 윤 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담당자 개인의 일탈임과 동시에 실종 업무체계의 구조적 결함이 드러난 것”이라며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비롯해 업무체계 전반을 재검토하고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경찰 지휘부에도 민생치안과 사회적 약자 보호, 교통 등 각자 맡은 업무에서 개인의 일탈을 막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도록 했다.
경찰청은 이날 실종수사팀과 관련 시스템 운영 개선, 신임 경찰 채용 개선방안 등을 보고했다.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와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설치 등 수사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했다. 경찰청은 사건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장부터 경찰서장까지 지휘라인 4명을 대기발령하고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윤 장관은 “검찰개혁에 따라 경찰은 이전보다 훨씬 큰 권력을 행사하게 됐다”며 “빈틈없는 제도 설계로 사건 암장이나 제 식구 감싸기와 같은 일이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