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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산업용 전기요금 최대 10% 내린다…한전 재무부담은 어쩌나

중앙일보

2026.08.26 02:32 2026.08.2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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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영·호남 등 남부지방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금보다 최대 10% 인하하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도입한다. 기업의 지방 이전을 촉진하고, 저렴한 전기요금을 바탕으로 저가공세를 펴는 중국 산업과의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은 26일 관련 공청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산업용 지역 요금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전국은 전력 자급률과 송전 비용, 균형성장 지표 등을 기준으로 4대 대권역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산업용 전기 평균 판매단가(1㎾h당 181.9원)를 기준으로 남부권(영·호남)은 ㎾h당 13~18원(7~10%) 인하돼 할인 폭이 가장 크다. 중부권(충청·강원)은 10~15원(5.5~8%), 서울·경기 강북 지역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북부는 6~10원(3~5.5%) 낮아진다. 반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전력 수요가 밀집된 수도권 남부(서울·경기 남부)는 0~1원 인하로 사실상 현행 요금이 유지된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정부는 여기에 행정안전부가 개발 중인 ‘지역우대지수(서울과의 거리, 인구소멸 위기, 산업위기지역 여부 등)’를 결합해 전국을 총 11개 세부 지역으로 잘게 쪼개 요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번 요금 차등화의 일차적 목표는 ‘전력 다소비 기업의 지방 분산’이다. 지난해 국내 전력 소비량의 40.6%가 수도권에 집중됐으나, 서울(6.8%)과 경기(59.1%)의 전력 자급률은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2041년까지 14GW(원전 10기 분량)의 전력이 필요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수도권 데이터센터 증설로 송전망 포화와 건설 갈등이 한계에 달하자, 요금 유인책을 통해 기업을 지방으로 돌리겠다는 포석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국가산업단지 모습. 연합뉴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국가산업단지 모습. 연합뉴스


국내 산업계의 원가 부담 완화도 감안했다. 현재 중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1㎾h당 120원대로 한국의 66% 수준이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타격을 입은 여수·울산 등 석유화학 업계와 광주 군공항 부지에 조성을 추진 중인 호남 반도체 산단 등이 직접적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호남 팹 4기(최대 수요 6.3GW 가정 시)의 경우 연간 약 7200억~9900억원의 전력 비용 절감 효과가 추산된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행정구역별로 요금을 차등하면서 ‘도로 하나 사이에 두고’ 요금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지역 간 갈등도 우려된다. 예컨대 인천은 영흥화력발전소 등이 있어 전력 자급률이 172.6%에 달하지만, 자급률이 낮은 수도권으로 묶여 ‘역차별’이란 반발이 나온다. 이유수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발전설비가 많은 인천은 수도권으로 묶여 혜택이 제한되는 반면, 전력 자급률이 낮은 대구ㆍ대전은 비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더 큰 할인을 받는다”며 “전력자급률이나 균형발전처럼 공급비용과 직접 관련 없는 요소까지 요금에 반영하면 가격 신호가 상당히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의 재무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요금 인하가 적용되면 한전의 연간 전력 판매 수입은 약 2조8000억~3조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송전 제약 발생 시 비수도권 발전소의 전기를 더 싸게 사들이는 ‘지역별 도매가격제(LMP)’ 도입과 에너지 바우처 등 공공비용 국고 부담 확대를 통해 한전의 손실을 방어하겠다는 구상이지만, 비수도권 발전사의 수익 악화에 따른 반발이 불가피하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저소득층 에너지 바우처 등 정부가 부담해야 할 공공적 성격 비용을 한전이 부담해왔는데, 상당 부분 국가가 부담하는 것으로 바꿀 것”이라고도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을 위한 6차 공개토론회에서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지난해 37GW에서 2040년 220GW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15년 간 183GW를 확충하는 것으로 설비용량만 보면 1.4GW급 대형원전 130기에 해당한다. 태양광 발전이 2025년 31GW에서 2040년 155GW로 늘어나고 육상·해상풍력이 각각 2.1GW, 0.4GW에서 15.5GW, 45GW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현실성 등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최근 5년 반 동안 재생에너지 설비는 반기당 평균 1.7GW씩 늘어났는데, 2040년 전망을 달성하려면 앞으로 매년 12GW 이상을 새로 지어야 한다.



남수현.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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