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 “더 많은 주민 참여, 더 굳건한 광역 연대, 더 빠른 행정 혁신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무엇보다 강력한 국토 균형 발전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현재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사실상 모든 큰 문제들의 출발점은 극심한 국토 불균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균형 발전은 선택이나 시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생존과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또 “3대 메가프로젝트로 상징되는 초격차 전략 산업의 다극화는 전국이 더불어 발전하는 모두의 성장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5극(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3특(강원·전북·제주)을 중심으로 산업과 일자리를 키우고, 주거·교육·복지 등의 정주 여건 개선 지원에서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는 반도체·인공지능(AI)데이터센터·피지컬AI를 뜻한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러한 모든 과제를 중앙정부 혼자 힘만으로는 할 수 없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국민 삶의 개선과 국가의 지속적 발전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함께 짊어진 동반자이자 운명 공동체”라며 “중앙과 지방이 원팀이 돼서 대체 불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함께 손잡고 만들어 가자”고 했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1월 중앙지방협력회의법 시행에 따라 신설됐다. 대통령이 의장, 국무총리와 시·도지사협의회장이 공동부의장을 맡고 내각의 주요 장관과 전국 16개 시·도지사가 모두 참석해 ‘제2 국무회의’라고도 불린다. 분기에 한 번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6·3 지방선거 때문에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에 개최됐다.
26일 회의에는 박찬대(인천시장) 시·도지사협의회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추미애 경기지사 등 16명의 시·도지사(충남은 홍종완 행정부지사 대리 참석)가 참석한 가운데, 기초자치단체의 대표성 강화를 위해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회장(대구 남구청장), 시장 대표(아산시장), 군수 대표(보성군수) 등도 새로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정부가 ▶민선 9기 중앙·지방 협력 ▶지방 주도 성장 추진 ▶3대 메가프로젝트 연계 권역별 성장 엔진 육성 ▶지방 균형 성장을 위한 재정 투자 등을 밝힌 뒤 시·도지사들이 직접 지방 주도 성장의 성공 전략을 제시했다. 우상호 강원지사는 “SK가 강원도에 오겠다고 약속하면서 강원도 젊은이들의 눈빛이 빛나고 있다”며 “지역 내 대학 총장들과 함께 맞춤형 인재 양성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지역별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전남은 대통령을 잘 뽑아서 잘 될 것 같은데, 우리 지역 대통령들은 뽑아줘도 잘 안 해 주더라”며 “식재료가 풍부한 경북이 식품 한류 산업을 추진할 테니 한식진흥원을 지방으로 이전할 때 경북을 생각해 달라”고 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말미에 “당적이나 정치적 입장이 다른 경우가 있긴 하지만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대리인들이라는 점은 변함 없다”며 “서 있는 자리는 달라도 주민들과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최대한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추미애 경기지사는 지방 재정 확충을 위한 방안으로 ▶지방소득세율 인상(25.3→40%) ▶광역 지방정부에 법인세(국세)의 5% 배분 ▶담배에 부과되는 지방교육세의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 전환 등을 요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첨단산업 분야만큼은 수도권도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지난 18일 국무회의 때 이 대통령에 건의했던 ▶용적률 상향 ▶임대 주택비율 완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등 부동산 공급 관련 규제 완화도 재차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별도의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청와대는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들이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도입에 따라 지방교부세액이 줄어든다며 반발하는 것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미래대응기금법 제정안과 패키지로 추진되는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에는 지방교부세 재원 산정 때 모수가 되는 내국세의 범위를 ‘내국세 세입에서 미래대응기금 전입금을 제외한 금액’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래서 ‘지방교부세=(내국세-미래대응기금 전입금)X19.24%’으로 계산된다. 지난해 11월 중앙지방협력회의 때 유정복 당시 시·도지사협의회장은 내국세 연동률을 5%포인트 인상(24.24%)해달라고 요구했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지방정부가 2027년에 기대했던 만큼의 교부세 배분은 안 된다 하더라도 충분히 보완하려고 한다”며 “2023~2024년 세수 결손으로 지방에 내려보내지 않았던 10.8조원 정도의 교부세액을 내년과 후년에 걸쳐서 재정산해 배분하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