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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알려주면 고소한다고 했다”…경찰 ‘장미란씨 실종, 허위 종결’ 동기 추궁

중앙일보

2026.08.26 02:34 2026.08.2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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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장미란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 모습. 뉴스1

26일 장미란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 모습. 뉴스1

경찰이 장미란(37)씨의 실종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부모(34) 경장을 상대로 실종신고를 허위로 삭제한 동기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부 경장의 동료 경찰들조차 “왜 그렇게까지 실종사건을 종결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실종자들과 직접 통화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고 계속 주장하는 부 경장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단순한 업무 태만이나 업무를 줄이려는 의도만으로는 실종사건을 거짓으로 종결한 행동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장미란씨 등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지난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장미란씨 등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지난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경찰에 따르면 부 경장은 지난 5월 12일 오후 6시 43분쯤 장씨에 대한 최초 실종신고를 접수한 야간당직자였다. 하지만 그는 신고 접수 2시간 30여 분 만인 오후 9시 16분쯤 돌연 장씨 사건을 종결하면서 현장 수색이 중단됐다. 장씨에 대한 최초 신고접수 후 현장 수색은 장씨 휴대전화 위치값인 한림항 인근의 한림파출소에서 한 만큼 부 경장의 업무가 더 늘어날 일도 없었다.



부 경장의 사건 허위 종결은 실종 신고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A씨(60대) 사건 때도 똑같이 반복됐다. 그는 A씨 가족에게 “연락이 닿았다. 가족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치를 가족에게 알려줄 경우 자신을 고소하겠다고 한다”는 취지의 말까지 전했다.

경찰은 부 경장을 상대로 허위 종결 동기와 경위, 전산자료 삭제 과정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부 경장이 종결 처리한 실종사건 중 장씨와 A씨 사건 외에 피해 여부에 대해선 “전수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추가 사건 규모를 아직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 경장이 허위로 실종 정보를 삭제하고 사건을 종결할 수 있었던 과정도 조사 대상이다. 경찰청은 장씨 사건 당시와 현재의 제주서부경찰서장, 형사과장과 실종팀장 등 지휘라인 4명을 대기 발령하고 감찰에 착수했다.

부 경장의 허위 종결 이후 A씨는 지난 22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틀 뒤인 지난 24일에는 장씨 시신이 한림읍의 한 야자수숲에서 발견됐다. 장씨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주거지에서 도보로 5분 정도인 400여m 거리였다.

경찰은 장씨가 숙소인 펜션을 마지막으로 나선 지난 5월 12일 밤에서 13일로 넘어가는 새벽께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가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쯤 숙소를 나선 뒤 휴대전화 전원이 꺼질 때까지 단말기의 위칫값 변화나 추가 통화내용이 없어서다.

장기 실종된 장미란씨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24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숲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최경호 기자

장기 실종된 장미란씨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24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숲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최경호 기자

경찰은 1차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타살 등 범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부검의는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냈고, 현장감식 결과 야자수나무 상단의 줄기에서는 장씨 소유의 끈 등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가 목에 끈이 매인 채 신체 일부가 땅에 닿아 있는 이른바 ‘불완전 의사’ 상태로 발견됐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도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경찰의 실종 허위 종결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퍼지고 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유포 자제를 당부했다.




최충일.한찬우.최경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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