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 104일 만인 지난 24일 숨진채 발견된 장미란(37)씨의 빈소. 한찬우 기자
“우리 미란이를 담당했던 부 경장과 그가 속했던 실종팀에 대해서 너무나 화가 나고 울분이 치솟습니다.”
제주에서 실종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37)씨의 유족들이 실종 사건을 허위 종결한 부모(34) 경장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26일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뉴스1
중앙일보가 26일 오후 제주 A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장씨의 오빠 장모(39)씨는 “미란이는 ‘제주에서 일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남자친구와 충북 지역에서 8~9년 전 내려갔다”며 “평소에 저랑 얘기도 많이 하고 사이도 좋았던 여동생이었다”고 말했다. 전날 부검을 마친 후 장씨가 옮겨진 빈소에는 이날 장씨 부모님과 남자친구 등이 모여 장씨의 넋을 기렸다.
오빠 장씨는 “처음엔 가족들 모두 경찰을 모두 원망했다”며 “실종신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꼬리 자르기를 하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다른 경찰분들은 열심히 해주셨다는 걸 알고는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실종 104일 만인 지난 24일 숨진채 발견된 장미란(37)씨의 빈소. 한찬우 기자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15분쯤 장기 투숙하던 펜션을 나서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끊겼다. 장씨 남자친구 B씨는 사흘 뒤인 5월 15일 오후 6시43분쯤 장씨의 실종 신고를 했다. 하지만 부 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고 거짓말한 뒤 같은 날 오후 9시16분쯤 사건을 종결했다.
남자친구 B씨는 지난달 17일에도 재차 신고를 시도했지만, 부 경장이 남긴 기록 탓에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결국 장씨에 대한 수색은 가족 측이 지난달 19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재신고하면서 재개됐고, 실종 신고 104일만에야 시신으로 발견됐다. 장씨와 B씨가 함께 숙박 중이었던 펜션에서 불과 400m 떨어진 장소였다.
도보여행자들이 26일 제주시 한림읍의 장기실종자 장미란씨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농장 옆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전날 오후 한림읍 대림리에서 만난 남자친구 B씨는 장씨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슬픔에 잠겨 초췌한 모습이었다. 그는 “12년을 만난 여자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너무 힘들어 하루 종일 울다가 이제야 밖을 나왔다”고 말했다. 장씨 실종 신고를 뭉갠 경찰의 대응에 대해선 “더는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 가족들의 울분은 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