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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차 초박빙, 11년 전 언니들 같네

중앙일보

2026.08.26 08:01 2026.08.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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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준의 골프인사이드

KLPGA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서교림(왼쪽)과 김민솔. 아래 사진의 박인비(왼쪽)와 리디아 고의 11년 전 라이벌전을 연상케 한다. [사진 KLPGA]

KLPGA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서교림(왼쪽)과 김민솔. 아래 사진의 박인비(왼쪽)와 리디아 고의 11년 전 라이벌전을 연상케 한다. [사진 KLPGA]

26일 현재 KLPGA 상금랭킹 1·2위 서교림(12억8676만6000원)과 김민솔(12억8662만9428원)의 격차는 13만6572원, 비율로는 0.01%에 불과하다. 평균타수도 서교림 70.2779타, 김민솔 70.3793타로 0.14% 차이에 그친다.

승수는 4승과 3승. 23일 끝난 메이저 BC카드·한경 KLPGA 챔피언십에서는 정규 타수가 같아 연장 승부를 벌였고, 지난 16일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는 2타 차(0.74%)로 우승과 준우승이 갈렸다.

김민솔은 투어에서 드라이버를 가장 잘 치는 선수로 꼽힌다. 평균 비거리는 259야드로 2위지만 타수이득(SG)은 1.15타로 1위다. 서교림은 티샷 거리는 4위, 아이언 타수이득이 5위다. 그린 주변(30위)을 제외한 전 부문 타수이득이 12위 안에 드는 대표적인 ‘육각형’ 골퍼다.

과거 KLPGA 투어엔 이 정도의 접전을 벌인 라이벌이 드물었다. 고우순, 이오순, 박세리, 정일미, 신지애 등 걸출한 스타들이 시대를 나눠 투어를 지배했다. 2010년 이후 장하나, 전인지, 박성현, 김효주, 이정은 등의 스타들이 활약했지만, 해외 진출 등으로 활동 기간이 길게 겹치지는 않았다.

최근 들어 경쟁 구도는 한층 촘촘해졌다. 2024년 윤이나(12억1100만원)와 박현경(11억3300만원)의 상금 격차는 6.44%였고, 지난해 홍정민(13억4100만원)과 노승희(13억2300만원)는 1.34% 차이로 줄었다. 그리고 올해, 서교림과 김민솔은 역대급 ‘나노 승부’를 펼치고 있다.

박인비(왼쪽), 리디아 고. [중앙포토]

박인비(왼쪽), 리디아 고. [중앙포토]

골프에서 이렇게 뜨거운 경쟁이 또 있었을까. 11년 전 LPGA 투어에서 있었다. 2015년 박인비와 리디아 고는 나란히 5승씩을 챙겼다. 시즌 평균타수는 박인비 69.415타, 리디아 고 69.441타로 격차는 단 0.026타(0.04%)에 불과했다.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CME 포인트, 최저타수상 등 주요 타이틀이 마지막 18홀에서 갈린 기념비적인 명승부였다.

경쟁의 질 또한 압도적이었다. 당시까지 LPGA 투어에서 그해 박인비·리디아 고보다 낮은 평균타수 기록은 안니카 소렌스탐(5차례), 로레나 오초아 등 단 6차례에 불과했다.

박인비는 2015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이듬해 명예의 전당 입성과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리디아 고 역시 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로 명예의 전당 헌액 기준을 완성했다. 두 선수는 플레이 스타일과 강철 같은 멘탈까지 닮았다. 당시 박인비는 “리디아 고를 보면 나를 보는 것 같아 무서울 때가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서교림과 김민솔은 동갑내기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2006년생으로 생일이 7주 차이인 둘은 2023년 국가대표로 출전한 아부다비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서로의 궤적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성장해 왔다.

“리디아를 보면 나를 보는 것 같다”던 박인비의 고백처럼, 위대한 라이벌은 서로를 비추는 가장 선명한 거울이다. 상대를 꺾기 위해 한계를 밀어붙이는 동안, 서로의 성장을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추진체가 된다.

2015년의 두 여제가 그랬듯, 2026년 서교림과 김민솔의 격돌 역시 한국 여자골프의 결정적 장면으로 기록되고 있다. 박인비와 리디아 고처럼 서로 경쟁하면서 존중하며 함께 최고봉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성호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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