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리 파튼의 2014년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공연 모습. 몸에 붙는 의상, 금발을 높게 띄운 스타일링 등 평소 무대 위 모습 그대로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컨트리음악의 여왕으로 불리는 돌리 파튼이 2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80세. 미국 전역에서는 1주일 간 조기를 게양하는 등 애도 물결이 번지고 있다.
AP통신,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튼의 조카인 브라이언 시버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파튼이 테네시주 내슈빌 자택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파튼은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취소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바 있다. 구체적인 사인은 전해지지 않았다.
1946년 테네시주의 가난한 가정의 12남매 중 한 명으로 태어난 파튼은 싱어송라이터이자 음반 제작자, 배우, 작가, 자선사업가로 세대와 지역, 정치 성향을 초월해 사랑받았다.
파튼은 평생 3000곡 이상을 작사·작곡했다. 총 49장의 앨범 속 그의 명곡들은 전 세계에서 1억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고, 10억회 이상 스트리밍됐다. 그가 1973년 발표한 ‘졸린’이 대히트를 치며 명성을 얻었다. 이듬해 직접 작사·작곡한 ‘아이 윌 올웨이스 러브 유’로는 1975년부터 2년 연속 컨트리뮤직협회(CMA) 올해의 여성 보컬리스트 상을 받았다. 이 곡은 휘트니 휴스턴이 리메이크 해 1992년 영화 ‘보디가드’의 주제가로 쓰이기도 했다.
이 밖에 1980년 코미디영화 ‘나인 투 파이브’의 동명 사운드트랙, 케니 로저스와 듀엣으로 부른 ‘아일랜드 인 더 스트림’ 등도 세계적 인기를 얻었다. 이 같은 노래로 파튼이 받은 그래미상만 평생공로상 등 11개다. 자선 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미국 테네시주의 어린이들에게 무료 도서를 보내기 위한 교육 비영리 단체 ‘이매지네이션 라이브러리’(Imagination Library)를 설립했고 미국 전역은 물론 캐나다·영국·호주·아일랜드 등에서 미취학 아동을 위한 문해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2016년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 국립공원에서 발화한 산불이 테네시주에 큰 피해를 입혔을 땐 피해자 돕기 자선 TV 방송을 기획했고,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백신 연구에 100만 달러를 기부해 모더나 백신의 초기 후원자로 기록됐다.
2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돌리 파튼을 추모하기 위해 조기를 게양한 모습. [AP=연합뉴스]
파튼의 별세 소식에 미국 정·재계, 연예계에서는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최고의 컨트리 가수 중 한 명이자 그 이상인 돌리 파튼의 별세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슬프다”고 적고, 이날 오후 6시부터 1주일 동안 미국 전역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솔직함과 겸손함, 진심을 담아 전한 위대한 작곡가”(빌 클린턴 전 대통령), “돌리 파튼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위대한 엔터테이너였고 그보다 더 훌륭한 사람”(조지 부시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영화 ‘스틸 매그놀리아’에서 파튼과 함께 출연했던 줄리아 로버츠는 “돌리는 마법 같고 기쁨을 주는 사람이었다”며 “그를 알았다는 사실을 내 인생의 보물로 간직하겠다. 오늘 태양이 빛을 잃었다”고 말했다. 파튼의 대녀인 배우 마일리 사이러스는 “우리가 방금 가장 순수한 영혼을 잃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당신은 시대를 초월했고 여러 세대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고 했다. 가수 엘튼 존은 “가장 따뜻한 마음을 지닌, 독보적이고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위대한 예술가였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