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50)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동남아 월드컵’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했다.
베트남은 26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세안(ASEAN) 현대컵 결승 홈 2차전에서 태국과 2-2로 비겼다. 앞서 지난 23일 원정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던 베트남은 합산스코어 4-2로 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은 전반 12분 만에 태국의 욧사콘 부라파에게 일격을 당하며 선제골을 내줬다. 이어 후반 3분 태국 카카나 캄욕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후반 6분 베트남 도 호앙 헨의 슛이 골포스트와 상대 골키퍼 다리를 연달아 맞고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베트남은 1-1을 만들었다. 베트남은 후반 40분 태국의 완차이 자룬옹크란에게 골을 내줬지만, 후반 추가시간 상대 자책골로 2-2로 경기가 끝났다.
베트남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승승장구 중인 김상식 감독. EPA=연합뉴스
동남아 축구 최강을 가리는 이 대회는 스즈키컵, 미쓰비시컵으로 불리다가 타이틀스폰서가 현대로 변경되면서 현대컵으로 바뀌었다. 베트남은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동시에 김 감독은 2024년에 이어 베트남 최초로 대회 2연패를 지휘했다. 베트남에서 ‘쌀딩크’라 불렸던 박항서 감독도 2018년 한 차례만 우승했다.
앞서 김 감독이 결승 1차전에 교체투입한 두 선수 모두 골을 넣으면서 ‘상식 매직’, ‘흑마술’, ‘상식이 통했다’는 찬사가 나온다. 베트남 골키퍼 코치는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골문을 지켰던 이운재다. 베트남은 이날 A매치 최다 무패 기록도 26경기(22승4무)로 늘렸다. 종전 18경기 연속 무패를 훌쩍 넘었다.
김 감독은 2024년 5월 부임 이후 박항서 전 감독에 이어 또 한번 베트남에 축구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듬해 1월(동남아시아선수권)과 7월(아세안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12월(동남아시안게임)에 잇달아 우승 소식을 전했다. 동남아 지역 메이저급 축구대회에서 3연속 우승한 건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인데, 이번에 현대컵 2연패라는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썼다.
김상식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감독. 중앙포토
베트남 축구는 박 전 감독 재임 기간 중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프로축구(V리그) 팀들이 투자를 대폭 늘려 선수들의 처우도 좋아졌다. 현재는 팬들 사이에서 연예인급 대접을 받는, 이른바 ‘배부른 세대’가 대표팀의 주축이다. 김 감독은 이들을 친형처럼 세심하게 챙겼다. 한국에서 인삼과 화장품을 공수해 “부모님과 아내에게 선물하라”며 나눠주기도 했다.
베트남 팬들은 김 감독을 ‘엉클 사우’라 부른다. 김 감독의 이름 중 ‘상’과 발음이 비슷한 베트남어(사우·숫자 6)를 차용해 쉽게 부르며 친근감을 표현한다. 정(情)을 베트남에선 ‘띤(Tinh)’이라 부르는데, 마음을 열고 선수들과 띤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