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직후 배포한 국토교통부의 보도·참고자료가 허위였던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나타났다. 국토부는 당시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가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규정 위반 가능성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해당 내용을 제외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여객기참사 특별수사단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보도·참고자료 작성 및 배포를 총괄한 고위직과 작성·검토자 등 7명을 지난 25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당시 엔진 이상으로 무안공항에 비상착륙하던 제주항공 여객기는 활주로를 이탈해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철근콘크리트 소재 둔덕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가운데 179명이 숨졌다. 언론에서는 로컬라이저 둔덕이 규정과 달리 쉽게 부러지지 않는 콘크리트 재질로 만들어져 참사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토부는 30일과 31일 두 차례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가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는 보도·참고자료를 냈다.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국토부 예규) 23조 1항을 들며 “(로컬라이저는)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하지만,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종단안전구역 외에 설치돼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관련 국내외 규정에는 로컬라이저 높이나 재질 등에 관해서는 규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수단은 “같은 규정 23조 3항은 종단안전구역에 있는지와 상관없이 공항 부지에 있는 모든 장애물은 부러지기 쉽게 제작하라고 규정했지만, 국토부가 이 사실을 누락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또 “국내 규정인 공항안전운영기준과 해외 규정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지침에서는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위치에 해당하는 장애물의 재질과 높이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국토부의 보도·참고자료엔 관련 규정이 없다”며 사실을 왜곡했다고 판단했다. 특수단에 따르면 국토부 사고대책본부는 참사 다음 날인 12월 30일에 로컬라이저 재질 등을 규정한 해외 지침인 ‘ICAO 문서 9157’을 전달받아 3시간30분 넘게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 규정 위반 가능성 등이 거론됐지만, 보도·참고자료엔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특수단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형 참사였던 만큼 관련 규정을 신속하게 알리는 목적이었지, 실무진이 고의성을 갖고 자료를 내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