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6·3 지방선거 이후 당의 자강과 쇄신을 위한 고민과 제안을 해왔지만, 당내 호응을 얻지 못했다”며 당 대표에서 사퇴했다. [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전격 사퇴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6·3 지방선거 이후 당의 자강과 쇄신을 위한 고민과 제안을 해왔지만 당내 호응을 얻지 못했다”며 “설득하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대표인 저에게 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주영 정책위의장, 김성열·김정철 최고위원 등 지도부도 이날 일제히 사퇴해 개혁신당은 천하람 원내대표의 대표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개혁신당은 ‘선거비용 99만원’ 등 공천 시스템 혁신을 앞세워 지방선거를 치렀지만, 전국적으로 김기현 경기도 화성시의원 단 한 명 당선에 그치며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게다가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가 유세 도중 피습 자작극을 벌인 혐의로 지난달 31일 구속 기소되며 지도부 책임론까지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당 내부 균열도 커졌다. 지난 2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이 대표와 천 원내대표 등이 충돌했다.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는 그간 의원들에게 경기 남부 지역에 출마하자고 제안했지만 천 원내대표는 전남광주 순천, 이 정책위의장은 서울 송파에 나가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화성을이 지역구인 자신과 함께 2028년 총선에서 선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 남부에 집중 출마하자는 이 대표의 자강론이 불발됐다는 취지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뉴시스]
이러한 제안이 무산되자 이 대표의 실망감도 커졌다고 한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두 사람이 순천·송파를 고집한 게 결국 개혁신당에서 힘을 키우는 걸 거절한 것으로 봤다”며 “두 사람이 향후 국민의힘에 합류했을 때 새로운 지역구를 받으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당 핵심 인사들이 벌써부터 국민의힘 합류를 내다보고 있는 것 아니냐. 우리 당 스스로 희생과 쇄신을 못하는데 여당을 어떻게 비판하겠느냐’는 취지로 주변에 토로했다”고 전했다.
천 원내대표와 이 의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천 원내대표 등이 국민의힘 합류를 고려하거나 이를 추진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의장도 “당에 도움 되는 지역구로 출마한다는 제 입장은 한 번도 변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갈등이 누적되며 이 대표는 지난 23일 저녁 당 핵심 관계자들에게 사퇴 의사를 처음 밝혔고, 24일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거듭 사퇴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고위에서 언성이 높아질 정도로 이견이 분출했고, 그 여파로 당일 오후 예정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예방 일정도 전격 취소됐다.
개혁신당의 노선을 두고 내분이 커지며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을 흡수 통합하는 시나리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