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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파트 440억 횡령” 그 경리 前남편, 현직 경찰이었다

중앙일보

2026.08.26 13:00 2026.08.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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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광산구의 H아파트에서 옥상 방수공사가 늦어져 빗물이 샌 세대 모습. 입주자대표회의는 긴급 방수 공사는 했으나 다른 시설을 보수할 비용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진 H아파트 주민 제공

전남광주 광산구의 H아파트에서 옥상 방수공사가 늦어져 빗물이 샌 세대 모습. 입주자대표회의는 긴급 방수 공사는 했으나 다른 시설을 보수할 비용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진 H아파트 주민 제공


“와, 규모가 장난 아니네요.” “도대체 전체 관리비가 얼마길래.” “드라마 ‘아파트’가 생각나네요.”

지난 20일 나온 언론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전남광주 광산구의 1500세대 H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관리사무소 경리가 18년간 아파트 관리비 440억원을 횡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다는 게 알려지면서다.

아파트 주민들이 주장하는 횡령 의심액이 워낙 거액인 데다, 최근 방영한 JTBC 드라마 ‘아파트’에 등장한 관리비 횡령이 현실화한 듯한 사건이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H아파트에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4일 오후 H아파트. 1991년 이 아파트를 분양받아 35년째 살고 있다는 고모(76)씨는 빛바랜 외벽을 가리키며 기자에게 울분을 터뜨렸다.

" 보세요. 철근이 다 드러날 지경입니다. 아파트가 이렇게 엉망진창이에요. 입주할 때는 참 좋았는데…. "

실제 외벽 곳곳이 벗겨져 콘크리트가 드러나 있었다. 전체 14개 동 중 일부 동은 외벽에 칠해진 아파트 이름마저 희미해져 글씨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벽에 검은 곰팡이가 피고 벽 조각이 부스러져 떨어진 듯한 동 경비실도 보였다.

지난 24일 오후 전남광주 광산구의 H아파트 외벽 곳곳이 벗겨져 콘크리트가 드러나 있다. 백일현 기자

지난 24일 오후 전남광주 광산구의 H아파트 외벽 곳곳이 벗겨져 콘크리트가 드러나 있다. 백일현 기자


상황이 이런데도 아파트가 도색조차 못 하고 있는 건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했던 경리 황모(49)씨의 횡령으로 장기수선충당금(장충금)이 부족한 탓이다. 2025년 3월 황씨의 횡령 사실이 드러났을 때 이 아파트의 장충금은 ‘0원’이었다. 있어야 할 장충금 26억원이 사라진 것이다. 이후 다시 매달 4290만원씩 장충금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기자가 만난 주민 고씨(2020년 아파트 감사)는 황씨가 오랫동안 횡령을 하고도 잡히지 않을 수 있었던 배경이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 2020년에 내가 관리비 보고서 수치가 안 맞는 걸 발견해 경찰에 직접 경리를 고발했는데 경찰이 억지로 고발취소장을 쓰게 했다. 경리의 전 남편이 현직 경찰이라 그런 것 같다. "

그가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또 이들이 초기 주장했던 횡령 추정액 440억원은 어떻게 산출한 수치일까. 횡령액과 다른 실제 피해액은 얼마일까.

‘이팩트: 이것이 팩트다’ 취재팀은 이를 추적했다. 주민들이 피해액을 되돌려받기 위해 검찰 수사관 출신 법무사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 경리 황씨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는지도 들었다. 황씨와 20년 넘게 함께 근무해온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황씨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도 물었다.

공동주택 회계 전문가인 김정열 공인회계사와 함께 H아파트 감사보고서도 분석했다. 아파트 관리비 횡령을 막으려면 뭘 확인해야 하는지 담았다.

전남광주 H아파트의 경리는 전기요금 고지서에 금융기관 수납인을 위조 날인해 수납을 증명하는 영수증으로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문제의 위조 날인. 자료 H아파트 주민 고씨 제공

전남광주 H아파트의 경리는 전기요금 고지서에 금융기관 수납인을 위조 날인해 수납을 증명하는 영수증으로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문제의 위조 날인. 자료 H아파트 주민 고씨 제공


이팩트 취재팀은 6가지 의문을 바탕으로 사건을 추적했다.
·의문 1. 횡령액 440억원 맞나
·의문 2. 단독 범행 맞나
·의문 3. 경리 계좌 추적 어떻게 하고 있나
·의문 4. 실제 피해액은
·의문 5. 18년간 횡령, 다른 관리사무소 직원은 몰랐나
·의문 6. 2021년 경찰은 왜 고발취소장 쓰게 했나
·아파트 회계 전문가가 말하는 ‘관리비 횡령 막는 법’

(계속)

“광주 아파트 440억 횡령” 그 경리 前남편, 현직 경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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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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