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플랫폼 ‘베라 루빈’을 소개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26일(현지시간) 2027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이 962억2100만 달러(약 133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보다 18%,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637억 3400만 달러(약 87조 8700억원)로 전년 동기(284억 4000만 달러)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시장 예상치도 크게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의 매출 전망치는 922억7000만 달러(약 127조5000억원)였다. 실제 매출이 시장 전망치보다 약 40억 달러(약 5조5000억원) 더 컸다.
수익성도 시장 기대를 넘어섰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22달러(약 3070원)로 시장 예상치 2.09달러(약 2890원)를 상회했다. 순이익은 596억8800만 달러(약 82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264억2200만 달러(약 36조5000억원)보다 126% 급증했다.
실적 성장을 이끈 것은 AI 가속기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890억 달러(약 123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117%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어섰다.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하면서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AI 인프라 투자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의 올해 AI 인프라 관련 지출은 7300억 달러(약 1009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27 회계연도 3분기 매출 전망치를 1080억 달러(약 149조3000억원)로 제시했다. 월가 예상치 1041억9000만 달러(약 144조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이번 전망에는 중국 데이터센터 컴퓨팅 매출은 포함하지 않았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등으로 중국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전망도 관심사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총이익률 전망치를 74%로 제시했다. 2분기 75%보다 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높은 수익성을 얼마나 유지할지가 향후 실적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의 양산도 본격화하고 있다. 베라 루빈은 구글 클라우드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를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경쟁 심화는 변수다. AMD와 인텔 등 기존 반도체 업체뿐 아니라 구글과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하락했지만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콘퍼런스콜을 거치며 시간외 거래에서 4% 넘게 상승했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초기 주가 반응이 제한적이었던 것은 엔비디아의 성장세에 대한 시장 기대가 이미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AI 컴퓨팅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