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정모씨가 지난 25일 오후 경찰에 체포돼 경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경산에서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를 받는 중국인 대학 강사 정모(30대)씨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 일부를 자백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경북 경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A씨(25)를 지난 20일 새벽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자신이 소속된 대학원 학위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4일 중국에서 입국한 A씨는 지난 20일 오전 2시쯤 피의자 정씨의 집앞 폐쇄회로TV(CCTV) 화면에 마지막으로 포착됐다. A씨가 정씨 집으로 들어갈 때 강압적으로 끌려 들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씨가 자신의 집 안에서 A씨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살인 시점이나 방법은 부검 등을 통한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은 피해자 부검 시점 등을 논의하고 있다.
정씨는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A씨를 살해한 후 여성복을 입은 채 A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대구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씨는 동대구역에서 A씨의 휴대전화 전원을 끈 후 인근 화장실에서 남성복으로 갈아입은 뒤 귀가했다.
지난 20일 오후 10시30분쯤 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피의자 정모씨가 경북 경산시 하양읍 주거지에서 여장 차림으로 나오는 모습이 인근 건물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사진 독자
이어 범행 다음 날인 지난 21일 직접 경찰에 신고해 자신을 A씨의 남자친구라고 말하면서 “A씨가 대구로 간 뒤 실종됐다”고 신고하기도 했다. 이 또한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처럼 ‘완전범죄’를 꿈꾼 정씨의 계획은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여러 범죄 혐의점을 포착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한 경찰은 지난 25일 오후 7시29분쯤 경산시 하양읍 길거리에서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해 검거했다.
정씨를 검거한 후 현장검증 등을 거쳐 같은 날 오후 11시50분쯤 경산경찰서로 호송했다. 이어 경찰은 지난 26일 오후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7일 오전 대구지법에서 진행돼 같은 날 오후 늦게 구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정모씨가 지난 25일 오후 경찰에 체포돼 경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또 경찰은 정씨가 A씨를 살해한 후 훼손한 신체 일부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정씨는 현재 경산 외 지역의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이지만, A씨가 속한 대학원에서 강사로 수업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대학 측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1학기 재활치료학과 신경해부학 등 2개 과목을 맡아 강의했다. 오는 2학기에도 인체해부학과 근골격계질환 및 치료 등 2개 과목 강의를 맡을 예정이었다. A씨는 정씨가 맡은 수업을 수강한 적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정씨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