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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변호사를 빼앗긴 이주 어린이들

Los Angeles

2026.08.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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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

열두 살 소피아는 다섯 살 때부터 시작된 노동 착취와 인신매매를 피해 미국에 왔다. 자신을 지켜줘야 할 어른들로부터 오히려 끝없는 학대를 당했던 아이였다. 안전을 찾아 도망친 소피아는 지금 법률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미국에서 치유를 받을 수 있는 법적 보호를 신청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을 대변해줄 경험이 많고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가 없다면, 소피아는 결국 추방돼 자신이 도망쳐 나온 끔찍한 구렁텅이 속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연방 의회는 2003년부터 부모나 법정 후견인 등 보호자 없이 홀로 미국에 입국한 이주 어린이들을 위한 법률 서비스 예산을 배정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 31일, 트럼프 행정부는 이 업무를 맡아온 아카시아정의센터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이 계약은 전국 100여 개 법률 서비스 기관으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지탱해온 예산으로, 2만 명이 넘는 어린이들에게 법률 대리와 상담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계약이 끝난 바람에 아이들 2만~2만600여 명의 대부분이 하루아침에 변호사 없이 이민 법정에 서게 될 처지가 됐다. 어린이들이 변호사 없이 법정에 서면 미국에 남을 수 있는 확률은 10%도 안 된다.  
 
아카시아 측은 지난해 12월 이후 정부로부터 약 6500만 달러의 예산 지원을 받지 못했으며, 정부가 어린이들의 미공개 의료 평가서와 사건기록 등 민감한 신상정보 제공을 새 계약의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밝혔다. 아카시아 측은 이를 거부했고, 결국 계약은 종료됐다. 텍사스의 한 기관은 이미 이주 어린이 담당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직원 13명도 해고했다. 일부 기관은 예산 없이도 아이들을 계속 대리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무한정 지속할 수는 없다. 변호사가 일자리를 잃으면, 아이들은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 믿고 의지해온 변호사를 잃게 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난민정책국 측은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한때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소규모 법무법인과 계약을 하겠다고 했으나 이 법인이 이민법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된 뒤 흐지부지됐다. 지난 2008년 제정된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 재승인법에 따라 미국 정부는 보호자가 없는 어린이들에게 실행 가능한 최대한의 법률 대리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행정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의 파장은 뉴욕에서 즉각 나타났다. 뉴욕주에서만 1400여 명의 어린이가 법률 대리 없이 이민 법정에 서야 한다.
 
이번 결정의 배경은 분명하다. 정부의 목표는 수십 년간 아이들을 대리해온 경험 많은 변호사들을 걷어내고, 추방 정책의 속도를 높이는 데 협조하는 단체로 바꾸려는 것이다. 독립적이고 어린이 친화적이며 트라우마를 이해하는 변호사가 곁에 있을 때 아이들은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정부는 예산을 무기로 아이들을 위험 속으로 되돌려 보내려 한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지역구 연방 의원에게 연락해 법률 서비스 예산의 복원을 요구하거나, 이들을 대리하는 변호사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방법이다. 인신매매와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법정에서 두려움과 외로움에 떨며 홀로 서 있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라. 어른들은 정말 왜 이렇게 잔인한가?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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