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엘니뇨•수퍼 킹타이드에 기후 변화로 해수면까지 상승 윈터 스톰, 폭우 등 우려 커져 저지대 해변 침식 대비 나서야
강력한 엘니뇨와 수퍼 킹타이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이례적으로 겹치면서 올겨울 가주에 기록적인 해안 침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당국은 평년보다 높은 조수위(밀물과 썰물에 의해 수시로 변하는 바다 표면의 높이)를 관측하고 있다. 높은 파도가 해변을 침식시키고 주차장과 화장실을 훼손하는가 하면, 오랫동안 모래에 묻혀 있던 해안 기반시설까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엘니뇨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방지질조사국(USGS)의 연구 지질학자 조너선 워릭은 일반적으로 남가주에 비를 몰고 오는 현상으로 알려진 엘니뇨가 바닷물의 수위도 크게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엘니뇨가 발생하면 캘리포니아 앞바다의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평년보다 최대 1피트, 때로는 그 이상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1피트가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 있지만, 저지대 주택과 해안 기반시설에는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수준이다. 샌프란시스코만의 평균 해수면은 지난 125년 동안 이미 약 1피트 상승했으며, 전문가들은 이를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와 연관 짓고 있다.
UC 시스템 산하 가주수자원연구소의 기후학자 대니얼 스웨인은 "해안 위험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올겨울 캘리포니아에서 역사상 가장 높은 해수면이 기록될 가능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과거에도 나타났다. 1982~83년과 1997~98년의 매우 강한 엘니뇨, 2023~24년의 강한 엘니뇨 당시 샌프란시스코만에서는 월평균 해수면 최고 기록이 나타났다.
워릭은 "바닷물이 평년보다 높아진다는 사실은 해안 침식과 파도에 의한 절벽 및 해안 구조물 피해, 해안 침수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요인"이라고 말했다.
엘니뇨가 많은 비를 동반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워릭은 육지에 내린 비는 빠져나갈 곳을 찾아야 한다며 "바닷물이 높아지면 물이 육지에서 빠져나가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워릭은 설명했다.
엘니뇨는 적도 태평양 중부와 동부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기후 현상이다. 바닷물은 따뜻해지면 팽창하기 때문에 이미 중남미 해안의 해수면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6월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파나마 태평양 연안의 해수면이 기준치보다 0.5피트 이상 높아진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했다.
스웨인은 현재 남미 태평양 연안 대부분에서 수위가 평년보다 0.5~1피트 높으며, 중앙아메리카와 멕시코 서부 해안 및 캘리포니아만으로 올라갈수록 수위가 평년보다 1피트 가까이 높아지거나 이를 넘어서는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가주 일부 해안에서는 수개월째 엘니뇨와 무관한 해양 열파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해양 열파 추적 자료에 따르면 8월 15일을 전후해 남가주 앞바다에서 나타난 최근 수온 상승은 엘니뇨의 직접적인 영향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 19일과 20일에는 샌디에이고, LA항, 샌타바버라, 멘도시노 카운티 아레나 코브에서 조수위가 공식 예보보다 약 6인치 높았다. 샌프란시스코와 샌타모니카에서는 5인치, 몬터레이에서는 4인치 높았다. 유레카 인근 훔볼트 카운티 노스 스핏에서는 무려 9인치 높게 관측됐다.
가주해안위원회의 해안공학자 제러미 스미스는 "실제로 관측되는 조수위가 예측보다 4~6인치 높다"며 "상당히 큰 차이"라고 말했다.
가주 해안에 특히 좋지 않은 시기에 엘니뇨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킹타이드까지 평년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가주에서는 매년 하지와 동지 무렵 가장 높은 조수인 킹타이드가 발생한다. 여기에 달의 공전 궤도가 미세하게 변하면서 발생하는 18.6년 주기의 달의 교점(달의 궤도가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면과 만나는 두 지점)과 4.4년 주기의 달 근지점(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 조수 주기도 영향을 미친다. UC샌디에이고 스크립스 해양학연구소의 라인하르트 플릭 연구원에 따르면 이 주기들은 달이 바닷물에 미치는 조석력에 변화를 일으킨다.
스크립스 기후변화 영향•적응센터의 마크 메리필드 소장은 "올해 우리는 이 주기들의 정점에 가까이 있다. 크리스마스 무렵 가주에서는 엘니뇨로 높아진 해수면 위에 매우 강한 킹타이드가 겹칠 것"이라고 말했다.
4.4년 주기의 조수 역시 1982~83년 엘니뇨 때 정점에 이르렀다. 1985년 '물리해양학 저널(Journal of Physical Oceanograph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는 당시 가주 해안 침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가장 높은 조수는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이브, 내년 1월 22일 전후에 관측될 전망이다. 플릭은 이 시기에 겨울 폭풍까지 겹칠 경우 해안 침식과 침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웨인은 "12월 무렵에는 현 지질시대에서 경험하는 가장 높은 조수 가운데 일부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킹타이드는 최근 몇 년간의 가장 높은 킹타이드보다도 몇 인치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했던 1982~83년 겨울은 가주 해안에 기록적인 피해를 남겼다. 폭풍으로 샌타모니카와 실비치의 부두가 파괴되기도 했다.
엘니뇨의 예상 영향이 항상 실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스미스는 해안 지역에서는 "대체로 앞바다에서 더 강한 폭풍이 발생하고, 그 결과 해안에 도달하는 파도가 더 커진다"고 말했다.
강한 파도는 두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파도가 해변을 더 높은 곳까지 덮치고, 모래를 바다 쪽으로 끌어내면서 침식을 심화시킨다. 이는 해안 인근 건물에도 위험을 초래한다.
또한 샌디에이고의 미션비치, 오렌지카운티의 뉴포트비치, 실비치의 선셋비치와 서프사이드 지역, 롱비치의 페닌슐라와 벨몬트쇼어 등 저지대 지역에서는 극심한 침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스미스는 "이곳들은 모두 해변에 인접한 매우 낮은 지역"이라며 "조수가 매우 높아지면 파도가 해변을 넘어 도로까지 밀려들고 배수시설이 감당하지 못해 침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엘니뇨는 매우 높은 조수를 유발할 뿐 아니라 남가주에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을 가져올 가능성도 높인다. 전 국립기상청 샌디에이고 사무소 기상학자 알렉스 타디에 따르면 1982~83년 겨울은 131년간 기록이 시작된 이후 가주에서 가장 습한 겨울이었다.
기상 당국은 올겨울 가주와 미 남부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상청 기후예측센터는 지난 20일 발표에서 내년 1~3월까지 가주 대부분 지역의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글=롱 공 린 주니어
원문은 8월 24일자 'As 3 dangers converge, California’s coast faces rare winter of big waves, erosion, flooding' 기사입니다.
1. 지난 16일 강한 바람과 거친 파도에도 불구하고 말리부의 주마 비치를 찾은 피서객들은 바닷가에서 하루를 즐겼다. 2. 지구 사진 오른쪽 빨간색 원으로 표시된 중남미 지역은 6월 1일 기준 해수면이 0.5피트 이상 상승했다. 3. 지난 20일 관측된 샌타모니카 지역 파도 높이. 이날 하루 실제 파도는 전망치(아래 매끈한 선)보다 평균 5인치 높았다. [로버트 고티에/LA타임스, 미 항공우주국, LA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