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유틸리티 요금 산정을 둘러싸고 세입자들이 집단 납부 거부에 나선 LA한인타운 버질스퀘어 아파트. [버질스퀘어 아파트 페이스북 캡처]
연일 이어지는 폭염의 대가가 ‘전기료 폭탄’으로 돌아오고 있다.
에어컨 가동 시간이 늘면서 전기료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뛰거나 월 수백달러에 육박할 정도다.
LA에 거주하는 이상민(51)씨는 “선풍기도 병행하며 에어컨 가동을 줄였지만, 이번 여름 전기료가 307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가 나왔다”며 “이번 주 110도까지 치솟는 더위보다 전기료 폭탄이 더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풀러턴에 사는 최지혜(43)씨 역시 “평소 250~300달러 선이던 전기료가 이번 달에는 500달러 가까이 나왔다”며 “폭염 때문에 에어컨을 더 켰다고 해도 한 달 새 200달러 넘게 뛴 것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남가주에서는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폭염으로 인해 전력 사용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높은 단계의 누진 요율이 적용돼 요금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LA 도심은 90도 이상 날씨가 12일간 지속되고 밸리와 내륙 지역은 낮 기온이 110도 안팎까지 치솟아 냉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UCLA 연구진이 남가주에디슨(SCE)의 저소득층 고객 약 30만 가구를 분석한 결과, 화씨 95도 이상인 날이 하루 늘 때마다 가구당 전기료는 평균 1달러 60센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도를 넘는 폭염일에는 하루 증가액이 2달러 92센트로, 100도 이상의 날씨가 열흘간 이어지면 가구당 전기료가 평소보다 평균 29달러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전기요금 단가 자체도 올랐다. LA수도전력국(LADWP)의 올해 7~9월 표준 주택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사용 단계에 따라 약 5~9% 상승했다.
공과금 부담이 커지면서 아파트 세입자들은 요금 산정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개별 사용량이 아닌 세대 면적이나 입주자 수에 따라 건물 전체 요금을 나눠서 부과하기 때문이다.
LA타임스는 최근 LA한인타운 버질스퀘어 아파트에서 공동 유틸리티 요금 문제로 세입자들이 집단 납부 거부에 나섰다고 26일 보도했다. 한 세입자의 공과금 일부가 월 86달러에서 182달러로 두 배 넘게 올랐지만, 관리회사는 산정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는 실제 사용량 대신 세대 면적과 입주자 수에 따라 전체 요금을 나누는 ‘비율식 유틸리티 요금제(RUBS)’를 적용하고 있다.
일부 세입자는 다른 세대와 공용시설 비용까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산정 근거가 공개될 때까지 공동 요금을 내지 않기로 결의한 상태다.
공과금이 치솟으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가구들의 요금 연체도 잇따르고 있다.
가주 공공유틸리티위원회(CPUC)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전기요금 보고서’에 따르면 LA카운티와 오렌지카운티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SCE의 경우 지난 5월 기준 전체 고객 계정의 17%인 81만 3943개가 요금을 연체했다. 6개 중 1개꼴로, 평균 미납액은 733달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