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기초의회가 잇따라 올해 국외연수를 취소하고 관련 예산을 반납하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 데다 지방재정까지 악화하자 기초의회가 예산 절감에 나섰다.
27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부산 기초의회 16개 가운데 11개가 국외연수 예산을 반납했다. 부산시의회까지 국외연수 취소 행렬에 동참하면서 반납액은 9억3450만원에 달한다.
영도구의회가 일찌감치 국외연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영도구의회는 지난 4월 24일 올해 편성된 국외출장비 4850만원을 전액 반납하는 데 전 의원들이 뜻을 모았다. 이어 사상구와 남구가 잇따라 국외연수 예산을 반납했다.
이후 수영구·기장군·사하구·해운대구·서구·북구·연제구·부산진구의회 등으로 확산했다.
반납 규모도 의회별로 수천만 원에 이른다. 해운대구의회 9000만원, 사하구의회 9300만원, 수영구의회 5800만원, 기장군의회 6500만원, 서구의회 5850만원, 북구의회 6300만원 등 총 7억8400만원에 달한다.
이번 움직임은 최근 부산 기초지자체의 재정 악화와도 맞물려 있다. 남구와 사상구가 잇따라 재정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등 구·군의 가용재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초의회 역시 예산 절감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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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회도 동참…매년 가던 국외연수 격년제로 변경
기초의회에 이어 부산시의회가 지난 7월 29일 올해 편성된 의원 국외연수 출장비 1억5000만원을 전액 반납하기로 했다. 시의회는 매년 실시해 온 의원 국외연수도 앞으로 격년제로 추진하기로 하는 등 국외연수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국외연수보다 민생 현장을 살피는 의정활동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잇따른 국외연수 취소 배경에는 6·3 지방선거로 새롭게 출범한 의회가 ‘외유성 출장’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렸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지방의회 국외연수의 구조상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2024년 12월 16일 당시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지방의회 국외출장 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권익위가 2022년 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전국 243개 지방의회의 공무국외출장을 전수조사한 결과 총 700건의 부정 사례를 적발해 최소 87개 지방의회를 수사 의뢰했다. 당시 적발된 부정 사례는 ▶항공료 부풀리기 405건 ▶경비 부정 지출 178건 ▶동행한 의회 사무국 공무원 여비 대납 117건 등이었다.
행정안전부는 ‘위법한 공무국외출장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처리기준’을 제정해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했다. 출장 과정에서 회계 부정이나 개인 비위로 징계 요구와 여비 환수 처분을 받으면 해당 지방의회는 다음 해 예산에서 출장비 전액을 삭감해야 한다.
시민단체는 일회성 예산 반납에 그치지 않고 내실 있는 국외연수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무조건 국외연수를 가지 말라는 게 아니라 내실 있게 가야 한다”며 “시와 구를 위해 무엇을 배워올지 견실하게 준비를 한 뒤 국외연수를 다녀와야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달라진 시대 환경에 맞춰 국외연수가 아닌 새로운 방식도 모색해 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