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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文통계감사팀 고발…“서류 던지고 회유, 강압 감사 확인”

중앙일보

2026.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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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원장 김호철)이 27일 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 통계 작성 실태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인 조사와 위법한 디지털포렌식, 부적절한 수사기관 자료 제공 등 감사 과정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감사관들은 “TF(태스크포스)가 객관적 감사 증거와 이에 근거한 당시 감사자들의 소명은 배제하고, 수년이 지난 뒤에 나온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의 일방적인 사후 진술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판단했다”고 반발했다.

앞서 감사원은 국회 ‘조작 기소’ 국정조사(3월 20일~5월 8일)에서 제기된 강압 감사 의혹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4월 29일 국조특위 후속조치 TF를 발족했다. TF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감사관은 통계 감사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이 윗선 지시 여부에 관해 “모른다”고 하자 “통계 조작이나 하는 당신 같은 사람들 단죄하려고 내가 감사관을 한다”고 소리를 질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장 관리 책임자인 수석감사관은 국토교통부 사무관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사실에 들어가 문답서를 집어 던지며 “이렇게 문답하면 답변을 써줄 수 없다”는 취지로 겁박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이 27일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 당시 강압 조사와 위법 포렌식 절차가 있었다는 내용의 국정조사특위 후속조치TF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스1

감사원이 27일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 당시 강압 조사와 위법 포렌식 절차가 있었다는 내용의 국정조사특위 후속조치TF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스1

감사원은 이렇게 작성된 문답서에 피감사자들이 문제를 제기해 삭제·수정된 진술이 있는데도 검찰에 제출한 수사요청서에는 기존에 작성된 진술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실제 진술과 다르게 적은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당사자에게 확인하지 않은 제3자의 추측성 진술을 근거로 혐의를 적은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증거 불일치나 부족 사례를 220건으로 집계했다. 이 중 66건은 사실관계 확인과 소명을 거친 사례라고 했다.

감사원은 디지털포렌식 과정에서도 피감사자들이 강압과 회유에 못 이겨 휴대전화를 제출하는 등 자발성이 훼손된 사례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국토부 사무관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자 감사관이 “신상에 문제가 없으려면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해당 사무관은 옆방에서 수첩에 ‘참을 인’(忍) 자를 30~40분 동안 쓰다가 결국 동의한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친구와의 카카오톡 대화와 가족관계증명서 등 감사와 무관한 정보가 수집된 사례도 조사 결과에 포함됐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에서도 일부 문답 조사와 포렌식 절차가 문제로 지적됐다. 전직 해양경찰 국장이 변호인을 선임하자 담당 감사관이 “죄라고 생각하는 게 많으신가 봐요”라고 말하고, 조사 당시 녹음을 신청하자 “국장님만 녹음을 신청했다”, “녹취하면 좋지 않다”고 말해 녹음을 포기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감사관이 “아직도 월북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복해서 묻고 “검찰에 가서 할 말 있으면 잘해 보라”며 특정 답변을 유도했다는 내용도 적시됐다.

또 최종 선별을 마쳐 폐기 대상이 된 컴퓨터 390대와 휴대전화 2대의 포렌식 복제본을 계속 보관하다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제공한 것은 내부 포렌식 지침을 어긴 것이라는 지적도 담겼다.

2023년 10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재해 당시 감사원장과 유병호 당시 사무총장(현 감사원 감사위원)이 대화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3년 10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재해 당시 감사원장과 유병호 당시 사무총장(현 감사원 감사위원)이 대화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에 감사원은 통계 감사팀 9명을 직권남용,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 최달영 전 사무총장 등에 대해선 수사 참고자료를 경찰에 송부했다. 통계 감사 관련자 10명에 대해선 파면·해임 등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고, 서해 감사 관련자 12명은 징계시효가 지나 서면경고 조치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번에 조사를 받은 감사관들은 “기존 감사 결과는 일부 관계자의 진술만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카카오톡 메시지, 내부 업무연락, 전산시스템상 표본가격 수정기록 등 객관적 자료를 통해 도출된 것”이라며 “국토부 관계자들이 주장하는 강압 감사 사례는 객관적 사실관계조차 틀린 경우가 다수”라고 반박했다. 휴대전화 포렌식의 경우 “피감사자들이 자신의 책임관계를 밝히기 위해 스스로 제출 여부를 검토하고 관련 동의서에 자필로 서명·날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TF 조사 과정에서 수사기관 고발을 암시하거나 문답서 자필 수정만 허용하는 등 재수정에 부담을 주어 자유로운 진술이 제한됐다”며 방어권 문제도 제기했다. 한 감사관은 “강압 감사를 주장한 피감사자들이 제출한 의견서의 원문을 제공받거나 열람하지 못했다”며 “불리한 판단의 중요한 근거라면 구체적인 내용과 근거를 확인한 뒤 반박·소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하준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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