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의 통합으로 출범한 SSG닷컴이 7년 만에 다시 분리된다. 업계에선 통합법인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정용진·정유경 남매 간 계열분리 과정의 일환이란 평가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라이프스타일 사업부문의 인적분할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오는 12월 분할 절차가 마무리되면, 존속법인은 SSG닷컴으로 남고, 신설법인은 ‘신세계몰’(가칭)이 된다.
정용진 이마트 회장. 사진 신세계그룹
인적분할은 기존 회사의 주주들이 보유 지분율 그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수평적 기업분할 방식이다. 현재 SSG닷컴의 지분은 이마트 65%, 신세계 35%로 구성돼 있는데, 분할 이후에도 이마트와 신세계는 SSG닷컴과 신세계몰의 지분을 각각 같은 비율로 보유한다.
존속법인인 SSG닷컴은 신선식품 중심의 온라인 장보기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신설법인 신세계몰은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할 예정이다. SSG닷컴 측은 “하나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통합 플랫폼 전략에서 나아가 사업부별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전문화된 사업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회장. 사진 신세계백화점
업계에선 이번 분할이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와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백화점 간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 작업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가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SSG닷컴과 신세계의정부역사 정도다. 때문에 SSG닷컴 지분 정리는 양사 계열 분리의 마지막 과제로 꼽혀왔다.
신선식품은 이마트,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은 신세계백화점이란 사업 성격에 맞춰 법인을 분리하면, 향후 양사가 지분을 맞바꾸는 방식 등으로 소유관계를 정리하기도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앞서 2024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분리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 영등포구 SSG닷컴 본사. 사진 SSG닷컴
일각에선 SSG닷컴이 당초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 역시 이번 분할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신세계그룹은 2014년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의 사업을 통합한 플랫폼으로 SSG닷컴을 선보였다. 이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과 신세계백화점의 강점인 프리미엄 상품을 한 플랫폼에서 판매한다는 전략이었다. 이후 2019년엔 급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양사의 온라인 사업을 떼어내 통합법인으로 출범시켰다.
그러나 대규모 물류 투자를 앞세운 쿠팡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SSG닷컴의 연매출은 1조원대에 머물렀고, 영업적자도 지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