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10시 30분쯤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경산 중국인 유학생 살해 피의자 모습으로 여장한 채 주거지를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경산에서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전국 각지에 유기한 중국 국적 시간강사의 범행 전후 모습이 주거지 인근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피해자 흉내를 내거나 주거지 인근 쓰레기장에 무언가 담긴 비닐봉지를 버리는 장면도 포착됐다.
27일 피의자 정모(31)씨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에 따르면 정씨와 피해자 A씨(25) 모습이 가장 처음 찍힌 건 지난 20일 오전 2시쯤이었다.
당시 A씨는 캐리어를 끌며 정씨의 주거지로 향했고, 이후 정씨와 만나 함께 주거지로 들어갔다. 정씨가 건물로 들어간 뒤 A씨가 곧바로 따라 들어가는 등 강압적인 모습은 없어 보였다.
정씨의 모습이 CCTV에 다시 포착된 건 당일 오후 10시 30분쯤으로, 정씨가 경찰 조사에서 A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한 시간보다 20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그는 피해자 A씨처럼 보이기 위해 치마를 입고 모자·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캐리어를 끌며 주거지를 빠져나온 그는 동대구역으로 이동해 피해자의 휴대전화 전원을 끄는 등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행동을 이어갔다.
이후 약 2시간이 지난 자정쯤 정씨는 후드티 등 남성복으로 갈아입은 채 주거지로 다시 돌아왔다.
경산 중국인 유학생 살해 피의자. 연합뉴스
정씨가 다시 한번 주거지를 빠져나온 건 지난 21일 오후 2시 20분쯤이었다. 해당 시각은 정씨가 경찰에 “여자친구 A씨가 실종됐다”는 허위 실종신고를 하기 수 시간 전이다.
CCTV 속 정씨는 태연한 모습으로 주거지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쓰레기장으로 향했다. 한 손에는 축구공 2개 크기의 물체가 담긴 검정색 비닐봉지를 든 채 다른 손으로는 휴대전화를 조작하고 있었다.
정씨는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여기저기에 유기했다고 밝히자 경찰은 정씨가 범행과 관련된 물적 증거를 버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소각장 등을 수색하기도 했다.
정씨는 조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연인관계였던 A씨와 갈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가 숨진 상황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했을 가능성을 고려해 휴대전화 포렌식 등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