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높은 연봉과 안정성으로 ‘신의 직장’이라 불렸던 국책은행에서 인력이 빠져나가고 있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인력 실태를 분석한 결과다. 산은은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682명을 신규로 채용했지만, 퇴직자는 그보다 많은 792명이었다. 5년째 채용 인원보다 퇴직자가 많은 상태가 이어지면서 순유출 인원은 이 기간 110명에 달했다. 인력 유출은 부산 이전 논의가 본격화한 2022년부터 두드러졌다.
수은에선 저연차 직원의 조기 이탈이 두드러졌다. 2022~2025년 퇴직자 194명 가운데 재직 기간 5년 미만은 50명으로 25.8%를 차지했다. 퇴직자 4명 중 1명꼴이다. 수은은 2022년 4월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발의된 데 이어 2024년 6월에도 같은 취지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전 논의는 수그러들더라도 언제든 다시 추진될 수 있다 보니, 정보기술(IT) 인력과 저연차 직원의 이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책은행의 상징이던 ‘억대 연봉’의 가치도 퇴색했다. 수은의 1인당 평균 보수는 2021년 1억500만원에서 2025년 1억1400만원으로 900만원 올랐다. 산은은 1억1000만원에서 1억1600만원으로 600만원 증가했다.
상승률은 각각 8.6%와 5.5%로, 같은 기간 누적 물가 상승률 13.7%를 밑돌았다.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연봉(1억2275만원)에도 역전됐다.
김재섭 의원은 “비용과 편익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지방 이전까지 밀어붙이면 결국 기관의 전문성과 정책금융 역량을 떨어뜨려 국가 금융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