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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9000억 발전소…그곳서 온 마지막 연락 “대피하겠다”

중앙일보

2026.08.27 08:19 2026.08.2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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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가 휩쓸고 간 뒤 네팔 누와코트 지역 트리슐리강 일대의 건물과 시설이 두꺼운 진흙에 뒤덮여 있는 모습을 무인기(드론)가 27일(현지시간) 포착했다. 전날 네팔·중국 국경 인근 해발 약 5200m 지점에서 대규모 빙하와 암석이 무너져 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대홍수가 휩쓸고 간 뒤 네팔 누와코트 지역 트리슐리강 일대의 건물과 시설이 두꺼운 진흙에 뒤덮여 있는 모습을 무인기(드론)가 27일(현지시간) 포착했다. 전날 네팔·중국 국경 인근 해발 약 5200m 지점에서 대규모 빙하와 암석이 무너져 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네팔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한국인 직원들의 연락이 두절된 곳은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이다. 총사업비 6억4700만 달러로,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서북 방향으로 70㎞에 위치한 라수와 지역 트리슐리강에 216메가와트(㎿) 규모의 대형 수로식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공사다. 한국남동발전과 국제금융공사(IFC)가 공동개발 중이다. 원래 올해 말 준공 후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이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한국남동발전 근로자는 긴박한 상황에서 현지 법인에 “대피하겠다”는 연락을 남겼다고 한다.

네팔로 급파된 윤장현 한국남동발전 신성장본부장은 27일 “(수력발전소) 공정률이 84%였는데 상부 시설은 90% 이상 소실된 것 같고, 건설 인력이 머물던 베이스캠프도 90% 소실된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하발전소는 매몰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인 사회의 불안감 역시 고조되고 있다. 차승원 네팔 한인회장은 지난 2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사관과 함께 상황을 파악 중이지만, 수해 지역의 통신망이 다 망가지고 도로도 끊겨서 정보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차 회장은 “네팔에 재외 등록을 신청한 한인은 약 650명인데, (홍수가 발생한) 라수와 지역엔 없다”며 “등산을 하러 온 관광객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고, 현재까지는 수력발전소 피해가 가장 큰 것 같다”고 추정했다.

차 회장은 “물이 범람한 보테코시강 지역은 중국 티베트와의 국경 인근”이라며 “과거에도 홍수가 수차례 일어났던 곳”이라고 말했다. 인근 산악지대 등산 경험이 있는 A씨도 “고산지대인 티베트와 연결된 강이 몇 개 없는 데다, 보테코시강 인근은 지반이 물러서 더 위험하다”며 “최근 홍수·산사태·빙하호 붕괴 등 대형 재해 빈도가 늘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트레킹 커뮤니티에서도 불안감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네팔에 있다고 소개한 B씨는 이날 오전 5시40분쯤 커뮤니티에 “당초 오늘부터 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레킹 코스를 가려고 했었다”며 “홍수가 난 지역은 아니지만 계속 걱정된다. 지금 버스를 타야 하는 게 맞느냐”는 글을 올렸다. 해당 트레킹 코스 중반부에 있는 마을인 ‘밤부’에 있다는 C씨는 “계속 올라가야 할지, 내려가야 할지 고민된다”고 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당분간 랑탕(라수와 근처) 지역으로의 접근은 힘들 것 같으니, 가을 트레킹 계획은 변경하는 게 좋을 듯하다’는 공지가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네팔 한인회도 “홍수 피해 지역에서 긴급 구조나 도움이 필요하신 경우 즉시 연락해 달라”고 안내 중이다. 회원들은 “기억나는 얼굴이 많은데 너무 걱정된다” “안전한 곳에 계시길 기도하자”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지금까지는 국내 여행객들의 직접적인 피해나 일정 차질은 없는 상황”이라며 “현지 복구 상황과 안전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정부 방침에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차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지 여행객들은 “이동을 자제하고 하루이틀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네팔 여행 커뮤니티 등에서는 주요 도로 통제 현황도 공유되고 있다.





김정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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