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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3% 시대…연내 더 오른다

중앙일보

2026.08.27 08:27 2026.08.2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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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주저하지 않았다. 한국 경제가 반도체 호황에 취해 있는 사이 연달아 브레이크를 밟았다. 시장은 한 차례 쉬어갈 것으로 봤지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선택은 두 달 연이은 ‘백투백’ 인상이었다. 반도체 호황으로 물가가 치솟은 뒤 ‘가래’를 들기보다 지금 ‘호미’로 미리 막는 쪽을 택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올렸다. 황건일 위원만 2.75% 동결 의견을 냈고, 나머지 금통위원 6명은 인상에 찬성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 방향 의결문에 “선제적 대응을 통해 물가 오름세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명시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이번 연속 인상은 2022년 4월~2023년 1월 일곱 차례 연속 인상 이후 3년7개월 만이다. 당시에는 긴축 사이클이 이미 진행 중이었다. 이번처럼 금리 인상을 재개하자마자 다음 회의에서 한 번 더 올린 것은 처음이다. 앞으로 커질 물가 압력을 겨냥한 조치다.

신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꺼냈다. 그는 “선제 대응은 기대인플레이션을 제어하고 물가 오름세가 확산하기 전에 조기 대응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늦게 대응할수록 더 큰 폭의 금리 인상, 더 길고 강도 높은 긴축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동결 명분도 적지 않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로 내려왔고,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2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도 부담이다. 그럼에도 한은은 연속 인상 결정을 내렸다.



역대급 확장재정 vs 고강도 긴축…정부·한은 엇박자

이런 판단을 뒷받침한 건 강한 반도체 호황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3%로 0.7%포인트, 내년은 2.1%에서 2.9%로 0.8%포인트 높였다. 올해 상향 폭의 절반인 0.35%포인트가 반도체 경기 호조 영향이다. 올해 3.3%가 현실화하면 2021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문제는 호황의 다음 단계다.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투자와 임금, 가계소득을 거쳐 소비로 흘러들면 성장에는 힘이 되지만 수요 측 물가 압력도 커진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2.7%, 내년 2.3%로 유지하면서도 식료품·에너지같이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2.5%로 높였다.

한은의 이번 결정을 두고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엇박자’ 논란도 인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안을 편성할 예정이다. 정부는 돈을 대규모로 더 풀고(확장 재정), 한은은 오히려 돈줄을 죄는(금리 인상) 상황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한은 전망대로 3.3%에 이른다면 경기 과열 상태인데, 여기에 정부가 확장 재정에 나서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대출자 부담은 늘겠지만, 물가 압력이 커지는 문제를 더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짚었다. 반도체 호황에 더한 정부의 대규모 예산 풀기가 오히려 금리 연속 인상의 빌미가 됐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정책 엇박자 지적에 신 총재는 “재정 지출의 규모, 용도, 지출 속도 등을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다. 만일 재정 지출이 미래 성장을 더 끌어올리는 투자로 이어진다면 반드시 엇박자라고 보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 대신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신 총재는 지난 7월 통화정책 방향 의결문에서 한은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는 “물가·경기 흐름 및 금융 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표현을 바꿨다. 이어 6개월 뒤 조건부 점도표 중간값인 3.25%를 언급하며 “앞으로의 통화정책 기조는 그 점도표에 함축돼 있다”고 말했다. 점도표는 3.25%가 10개, 3.5% 6개, 3% 5개였다. 앞으로 6개월 동안 네 차례 금통위가 남은 만큼 한 차례 정도 더 올리는 데 무게가 실린다.

10월 인상을 확정지은 것은 아니다. 신 총재는 기준금리가 3%까지 오른 만큼 그 여파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0월 금통위 전에는 8~9월 소비자물가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명목GDP가 나온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긴축의 종착지가 3.25%인지, 3.5%인지를 두고는 시장의 관측이 갈린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속 인상과 큰 폭의 성장률 상향에도 점도표 중간값이 3.25%에 머물렀다”며 “금통위가 두 차례 이상의 추가 인상에 대해 확신이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확장 국면의 초입이고, 2026~2027년 평균 성장률이 3%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상 사이클이 단기에 멈출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최종 기준금리 3.5%는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김원.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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