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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미 앞둔 트럼프…중국 향해 날린 ‘경고사격’ 3탄

중앙일보

2026.08.27 13:00 2026.08.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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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 제재·전력망·사이버 안보 등 세 분야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조치를 연이어 내놓으면서도 수위는 조절했다. 중국의 대형 금융기관은 제재 대상에서 뺐고, 전력망 규제도 구체적인 국가와 기업을 거론하지 않은 채 후속 절차로 넘겼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다음 달 방미를 앞두고 압박 범위를 넓히되 미·중 관계를 뒤흔들 수 있는 결정타는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15일 베이징 중난하이 방문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회담하며 손짓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5월 15일 베이징 중난하이 방문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회담하며 손짓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경고사격일 수도"…이란 제재 60곳에서 빠진 中 대형은행

첫 조치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이란을 겨냥해 발표한 ‘경제적 추방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이었다. 미 재무부는 이란의 디지털자산·기술·금·항공·해운 등 5개 분야를 2차 제재가 가능한 범위에 추가했다. 이란의 핵·미사일 기술 조달과 원유 수송, 사이버 공격 등에 관여한 개인·법인·선박 약 60개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중국과 홍콩의 중개업체와 개인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 CNN은 26일 ‘트럼프가 이란 전략에서 직면한 하나의 큰 문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제재의 성패를 중국이 좌우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이란이 수출하는 원유의 80% 이상을 사들이는 최대 고객이다. 거래에는 주로 미국 금융시장과의 접점이 적은 중국의 독립계 중소 정유사들이 나선다. 이들 정유사는 국제 금융망과 연결이 제한적인 항만·금융기관·선박을 이용하고 위안화로 대금을 지급해 달러 결제망을 우회해왔다. CNN은 “이런 거래 구조가 미국의 제재를 견딜 수 있도록 짜여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란의 돈줄을 실질적으로 끊으려면 중국의 중소 정유사뿐 아니라 대형은행과 국유기업까지 겨냥해야 하지만 미 재무부는 이번 제재에서 중국 대형 금융기관은 제외했다. 거래망에 참여한 기업들의 지분 구조를 거슬러 올라가면 달러 결제망과 밀접하게 연결된 중국 대형 국유기업에 닿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CNN의 분석이다. 미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맥스 메이즐리시 선임연구원은 CNN에 “미국이 이들 기업의 자회사를 제재하면 모기업에도 관계 단절을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과 거래를 정리할 시정 기간을 부여하는 차원에서 중국 은행을 즉시 제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대니얼 프리드 전 미 국무부 제재조정관도 이번 조치를 경고사격으로 규정했다.



中 겨냥 전력망 규제…중국 국가명 특정은 하지 않았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 수단은 전력망으로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외국산 대용량 전력장비가 미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인공지능(AI), 첨단 제조업 등의 성장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외국산 장비의 디지털 백도어(backdoor)가 원격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디지털 백도어란 정상적인 인증이나 보안 절차를 거치지 않고 컴퓨터·통신장비 등에 몰래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숨은 출입구’를 뜻한다.

행정명령은 에너지부 장관이 안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외국산 전력장비의 구매·수입·이전·설치를 금지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변압기·발전기·인버터·배터리저장장치와 제어시스템 등이 대상이다. 이미 설치된 장비도 격리하거나 교체·제거할 수 있다. 사실상 중국산 전력장비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됐지만 미국은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사이버 안보 분야에선 中 직접 지목…그러나 시진핑 방미 앞 수위조절

사이버 대응은 보다 직접적으로 중국을 염두에 뒀다.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26일 중국 정부와 군을 직접 지목하며 해킹 플랫폼에 대한 차단 조치를 실시했다.

미 법무부는 법원 허가를 받아 중국 연계 해킹 플랫폼 ‘큐스캔’과 ‘큐티라우터’의 통신·인증에 쓰인 도메인을 압수했다. 두 개 플랫폼은 중국 난징 한 업체에 고용된 해킹조직이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국가안전부와 인민해방군도 이 회사의 유료 해킹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미 법무부는 밝혔다.
지난 5월 15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중난하이를 방문한 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헤어지기 전에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5월 15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중난하이를 방문한 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헤어지기 전에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업체의 공격 대상에는 미 법무부·에너지부·보건복지부와 항공우주국(NASA), 연방준비제도(Fed), 상원, 국립보건원(NIH)이 포함됐다. 로이터통신은 “법원 진술서에 미국과 한국에 있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기업 4곳도 피해자로 적시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정부를 겨냥한 기소나 외교적 보복은 하지 않은 채 대응은 해킹을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데 그쳤다.

이들 세 개 조치는 시 주석의 방미를 한 달 앞두고 나왔다. 압박 범위는 넓히면서도 파장이 큰 조치는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내놓을 카드로 남겨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CNN은 “미국이 이란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대형은행까지 겨냥하면 정상회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근평([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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