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출산 전엔 낙태 요구…출산 후엔 “우리 아이”

Los Angeles

2026.08.27 13:3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중증 신생아 치료 법정 공방
부부 “계약상 우리가 부모”
대리모 “낙태 요구해 믿을 수 없어”
각 주별 대리출산법 허점 노출
LA 부부 나우신 길카와 오마르 아흐메드가 중증 심장질환을 앓는 신생아의 친권과 의료결정권을 놓고 대리모 매케나 웨스트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LA 부부 나우신 길카와 오마르 아흐메드가 중증 심장질환을 앓는 신생아의 친권과 의료결정권을 놓고 대리모 매케나 웨스트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중증 심장질환을 안고 태어난 신생아의 치료 결정권을 놓고 LA 부부와 대리모가 법정에서 맞붙었다.
 
부부는 대리모 계약에 따라 자신들이 법적 부모라고 주장하지만, 대리모는 이들이 임신 중 낙태를 요구했다는 점을 들어 단독 의료 결정권을 요구하고 있다.
 
LA에 거주하는 나우신 길카와 남편 오마르 아흐메드는 여덟 차례 시험관 시술 끝에 대리출산을 선택했다. 길카는 이후 자궁 적출 수술도 받았다. 부부는 지난해 매케나 웨스트와 대리모 계약을 맺고 배아를 이식했다.
 
갈등은 태아에게 ‘좌심형성부전증’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심장 왼쪽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정상적인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희귀 선천성 질환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출생 후 수일 또는 수주 안에 숨질 수 있다.
 
웨스트는 임신 23주째 부부의 요청으로 낙태 시술을 예약했지만 수술을 받지 않았다. 아이가 생존해 정상적인 삶을 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게 웨스트의 설명이다. 알래스카에 거주하던 웨스트는 텍사스로 이동해 지난 12일 아이를 낳았다.
 
출산 후 갈등은 친권과 의료 결정권을 둘러싼 다툼으로 번졌다. 부부는 아이를 루미라고 부르며 자신들이 법적 부모라고 주장했다.
 
반면 웨스트는 아이를 가브리엘이라고 부르며 자신에게 단독 후견권을 부여해 치료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웨스트 측은 한때 낙태를 요구했던 부부가 아이에게 필요한 수술과 생명 유지 치료를 끝까지 보장할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웨스트는 법정에서 “부부가 필요한 수술을 받게 하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힌다면 후견권 요구를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부는 임신 중단을 요청한 것과 출생한 아이의 치료를 책임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길카는 지난 25일 댈러스 법정에서 “그는 우리 아이”라며 웨스트가 부모로서의 권리를 빼앗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아기는 출생 직후 심장 수술을 받았지만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길카는 수술 후 아기가 호흡곤란을 겪고 수혈까지 받았다며 치료를 위한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법정 공방의 핵심은 대리모 계약으로 확정된 부모의 권리를 대리모가 출생 후 문제 삼을 수 있느냐다. 캘리포니아 법원은 앞서 웨스트에게 법적·신체적 양육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웨스트가 텍사스에서 출산한 뒤 현지 법원에 후견권을 청구하면서 분쟁은 2개 주에 걸친 법적 다툼으로 확대됐다.
 
미국에는 대리출산을 통일적으로 규율하는 연방법이 없어 친권과 계약 인정 기준이 주마다 다르다. 이번 사건은 임신 중 낙태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출생 후 부모 자격과 의료 결정권을 제한할 근거가 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법적 공백을 드러냈다고 ABC방송이 지난 25일 전했다.
 
텍사스 법원은 이날 최종 친권이나 후견권을 결정하지 않았다. 출산 후 부부가 받아낸 웨스트의 신생아 접촉 금지 명령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은영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