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7일(현지시간)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났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경내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여러분이 그리울 것”이라며 “제가 이런 말을 할 거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여러분과 일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출범과 함께 백악관 대변인에 취임했다. 당시 27세로 백악관 역사상 최연소 대변인이 됐다.
그는 20개월 가까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행정부의 정책과 대통령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방어해왔다.
특히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행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의 질문에 강하게 맞서는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출입기자의 질문을 “정말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반박하거나 기자를 향해 “좌편향 인사”라고 비판하는 등 공격적인 언론 대응을 이어갔다.
백악관은 레빗 대변인의 마지막 근무일인 이날 ‘절대 포기하지 말라: 캐럴라인 레빗의 역사적인 대변인 재임 기간’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재임 기간의 주요 발언과 언론 대응을 소개했다. 백악관은 레빗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적극적으로 방어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개 브리핑에서의 강경한 태도와 달리 평소 출입기자들과는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과 방송 출연이 대변인 업무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사람들은 이 일이 브리핑과 TV 출연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10%”라며 “나머지 90%는 오전 5시나 오후 11시에 걸려오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은 그립지 않겠지만 기자 여러분과 매일 일했던 것은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
레빗 대변인이 사임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다.
그는 지난 5월 둘째 아이를 출산한 뒤 약 두 달간 출산휴가를 사용했다. 7월 중순 업무에 복귀했지만 어린 두 자녀를 키우면서 대변인 업무를 계속 병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하는 엄마로서 매일이 도전”이라며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 함께하기 위해 “많은 기회에 ‘아니오’라고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SNS를 통해 레빗 대변인의 이달 말 사임을 직접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레빗 대변인을 높이 평가하며 퇴임 후에도 외부 고문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측 정치자금 조직인 ‘마가(MAGA Inc.)’로 돌아갈 예정이다. ‘마가’는 레빗 대변인이 백악관에 합류하기 전 대변인으로 일했던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레빗 대변인의 후임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후임자에게 줄 조언을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가장 잘 대변하는 대변인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다른 홍보 고문들이 “그가 진정한 홍보 책임자이자 대변인”이라고 농담 삼아 말했다고 전했다.
후임 대변인이 결정될 때까지는 내각 및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번갈아 백악관 브리핑에 나설 전망이다. 레빗 대변인의 출산휴가 기간에도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이 브리핑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