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의 유격수 다크호스로 꼽히는 전주고 3학년 홍재욱. 고봉준 기자
2027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왔다. 9월 21일 열리는 이번 신인 드래프트는 투수들이 강세를 보인다. 투타 겸업으로 뛰는 부산고 3학년 하현승과 서울고 3학년 김지우를 제외하면 전업 투수들이 대거 1라운드에서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내야의 핵으로 불리는 유격수 포지션에선 덕수고 3학년 엄준상의 해외 진출이 변수가 됐다. 하현승, 김지우와 함께 고교야구 빅3로 꼽힌 엄준상은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해 미국으로 떠났다. 그럼에도 눈여겨볼 유망주들은 적지 않다. 대전고 3학년 우주로와 야로고 3학년 임성준, 청주고 3학년 강인규, 경북고 3학년 최우준 등이 KBO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전주고 3학년 홍재욱도 유격수 포지션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1년 유급해 동기들보다 나이는 한 살 많지만, 그만큼 성숙해진 몸과 마음을 앞세워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열린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홍재욱을 만났다.
취미반으로 야구를 시작한 우투우타 유격수 홍재욱은 순탄치만은 않은 학창시절을 거쳤다. 이수초와 이수중을 거쳐 충암고로 진학했지만, 2학년 때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이 탈이 났다. 결국 수술을 받아 재활이 필요하게 됐고, 이 사이 충암고 이영복 감독과 상의해 전주고 전학을 결정하게 된다.
전주고 3학년 유격수 홍재욱의 경기 장면. 사진 홍재욱
홍재욱은 “개인적으로는 많이 힘든 시기였다. 충암고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싶었는데 팔꿈치를 다쳐 전력에서 빠지게 됐다. 또, 여러 상황상 전주고로 전학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학교를 옮겼다”고 말했다.
몸을 치유한 홍재욱은 더욱 강해졌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3루수와 2루수로 나서 친구이면서 1년 선배인 유격수 박한결과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또, 같은 해 10월 전국체전을 기점으로는 주전 야전사령관으로 발돋움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홍재욱은 “1년을 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돋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이 없으면 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신장 1m80㎝, 체중 80㎏의 신체조건을 지닌 유격수 홍재욱의 장점은 뛰어난 운동능력이다. 근육의 질이 좋아 공수주에서 고른 기량을 드러낸다.
지방 A구단 스카우트는 “홍재욱은 지난 1년간 크게 발전한 선수다. 운동 능력만큼은 상위 1%라고 평가됐는데 최근 들어선 전체적인 밸런스도 좋아진 느낌이다”면서 “타석에선 강한 타구를 만들어낼 줄 알고, 수비에선 어깨가 좋아 유격수로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주고 3학년 유격수 홍재욱. 고봉준 기자
홍재욱의 롤모델도 유격수로서의 장점을 고루 지닌 김하성이다. 홍재욱은 “야구적으로도, 생활적으로도 가장 따라가고 싶은 선배님이다. 동료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유격수가 되고 싶다”고 웃었다.
올 시즌 20경기를 타율 0.324, 출루율 0.441, 장타율 0.493으로 마친 홍재욱. 이제 10개 구단의 평가를 받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홍재욱은 “남들보다 1년 더 지낸 고교 시절이라 섭섭함과 시원함이 교차한다. 더 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크지만, 그래도 후회 없는 4년을 보냈다. 이제 프로야구 무대에서 더 큰 꿈을 펼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