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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수첩]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헐값 노동

Los Angeles

2026.08.2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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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카운티 정부가 고용주들에게 엄격히 준수하라고 요구해 온 최저임금. 정작 당국 스스로 고용주의 입장에 서자 이를 외면하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LA카운티 선거관리국이 현장 선거관리원 모집에 나섰다.〈본지 8월 27일자 A-1면〉
 
일당은 100달러다. 선거 기간 10일을 모두 근무하고 사전 교육까지 이수하면 1000달러가 넘는 돈을 받게 된다. 언뜻 액수만 보면 제법 쏠쏠한 보상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 근무시간을 들여다보는 순간 얘기는 달라진다. 선거관리국이 밝힌 하루 평균 근무시간인 14~15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시간당 수당은 카운티 최저임금(시간당 18.47달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선거관리국은 지원자를 ‘자원봉사자’로 간주한다. 그러면서 모집 공고에는 참여 혜택으로 ‘하루 수당 100달러’와 ‘민주주의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중요한 역할 수행’ 등을 내세웠다. 자원봉사라는 명분을 앞세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헐값 수당을 정당화하려는 모양새다.
 
더욱이 지원자가 사전에 반드시 숙지해야 할 실제 근무시간은 정작 모집 공고에서 찾아볼 수 없다. 공고 하단 구석에 있는 별도의 질의응답(Q&A) 페이지까지 찾아 들어가야 겨우 확인할 수 있다. ‘남는 시간에 용돈이나 벌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다가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일해야 한다는 사실에 당황하기 십상이다.
 
공고에 적힌 한 문구는 씁쓸함마저 자아낸다.
 
‘선거관리원과 지역사회가 얻는 보람은 헤아릴 수 없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돈을 주면서 뒤에 덧붙인 ‘헤아릴 수 없는 보람’이라는 구절은 턱없이 부족한 보상을 덮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하다.
 
시민에게는 헌신을 요구하면서 그에 따른 정당한 대가에는 인색하다. 정부 기관으로서 ‘헤아릴 수 없는 보람’을 운운하는 게 부끄럽지 않은가.

송윤서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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