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약개발센터 1층 로비에 걸린 기부자 명단 가운데 이은방 교수의 명패가 가장 크게 걸려 있다. 그는 모교인 서울대에 7억원을 기부했다. 장진영 기자
국내 위점막보호제 시장에서 20년 넘게 정상 자리를 지켜온 약이 있다. 『동의보감』의 쑥 처방에서 출발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천연물 위염 치료제 ‘스티렌’이다. 이 약을 세상에 내놓은 사람은 이은방 서울대 약학대학 명예교수다.
이은방은 이 성과를 혼자 움켜쥐지 않고 주변에 아낌없이 베풀어 왔다. 서울대 55학번인 그가 지금까지 모교에 기부한 금액만 총 7억원. “연구자로서 얻은 결실을 다시 인재 양성을 위해 돌려주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이뿐 아니다. 대한약학회 등에 후학들을 위해 매년 거액의 학술 상금을 남모르게 지원해 왔다.
명실상부 ‘수퍼 시니어’ 그 자체로 보이는 이은방이지만, 사실 그는 오랜 세월 지병과 싸워온 ‘약골 체질’이었다. 평생 만성 위염에 저혈압을 달고 살았고, 6년 전인 84세엔 전립선암 수술을 받기도 했다.
평생을 인간의 몸과 약리 연구에 헌신했고, 노년에는 자신의 삶과 몸으로 ‘전방위 성공’을 입증한 이은방. 암까지 극복해낸 구순(九旬)의 약학자가 일러준 식단과 운동법에는 남다른 신뢰와 무게감이 실릴 수밖에 없었다. 〈100세의 행복3〉 10화에선 단 1g의 오차도 없는 이은방의 치밀한 건강 관리법, 그리고 그가 전하는 ‘진짜 행복’ 처방전을 담았다.
이은방 교수는 주머니에 항상 '백색 가루'를 담은 통을 들고 다닌다. 고강도 운동을 할 때는 물론 평상시에도 수시로 가루를 섭취한다. 사진 이은방
저혈압? 박카스에도 타 먹는 ‘백색 가루’
지난달 30일, 서울대 신약개발센터 연구실에서 이은방을 만났다. 그에게는 여유 넘치는 생기와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배려가 배어 나왔다. 그가 ‘웰컴티’라며 취재진에게 건넨 음료는 바로 박카스였다.
“뚜껑 따드릴까요? 자, 반갑게 건배합시다. 짠!”
박카스의 효능에 대한 그의 설명은 이랬다.
“카페인이 거의 없고 타우린이 가득해서 몸에 좋아. 고양이한테도 먹이면 눈이 좋아지지.”
그러더니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서 작은 유리통을 하나 슬며시 꺼냈다. 그러고는
그 안에 든 백색의 가루를 박카스 병 안에 톡톡 털어 넣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