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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탐색구조단 ‘헤비등급’ 네팔 갔다…“생존자 많은 곳부터 수색을”

중앙일보

2026.08.27 23:53 2026.08.28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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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 대홍수로 실종된 한국인 9명의 생사가 28일 오후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내 재난 전문가들은 “열화상 드론과 음향·영상 탐지장비 등 가용 수단을 총 동원해 생존 가능성이 있는 지점부터 빠르게 수색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로·교량 유실…“열화상 드론도 동원해야”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를 단장으로 한 합동신속대응팀이 27일 오후(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뉴스1.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를 단장으로 한 합동신속대응팀이 27일 오후(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뉴스1.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28일 중앙일보에 “현재까지 사람들이 많이 구조된 곳, 생존자가 확인된 곳이 어딘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생존 가능성이 높은 지역부터 수색 인력을 우선 배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교부·소방청·경찰청 인력 11명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직원 8명이 이날부터 현지에서 본격적인 수색활동을 벌이기에 앞서 한 말이다.

주목해야 할 곳은 트리슐리·보테코시강 하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실종자들 마지막 근무지는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공사현장으로 알려졌지만, 대규모 급류와 토석류가 덮친 만큼 하류로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높다”며 “계곡 굴곡부 등 차량·잔해가 이미 걸렸거나 걸릴 수 있는 구간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봤다.

현지에서는 드론과 헬기 활용이 핵심으로 꼽힌다. 험준한 계곡 지형과 교량 80개, 도로 40㎞가 유실된 만큼 지상 인력만으로는 접근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열화상 카메라를 단 드론은 야간이나 수풀·잔해에 가려진 사람의 체온을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사망자보다 생존자를 찾는 데 유리하다. 이달만 해도 국내에선 충북 진천, 울산 등 산속에서 실종된 치매노인을 찾을 때 유효하게 쓰였다.



‘INSARAG’ 파견…“기업 재해경감 노력 필요”


네팔 누와코트주 트리슐리 바자르 강변의 주택들이 26일 돌발 홍수 뒤 흙탕물에 잠겨 있다. 이날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을 휩쓴 대규모 홍수로 도로와 전력 기반시설이 파손됐으며, 당국은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AP=연합뉴스.

네팔 누와코트주 트리슐리 바자르 강변의 주택들이 26일 돌발 홍수 뒤 흙탕물에 잠겨 있다. 이날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을 휩쓴 대규모 홍수로 도로와 전력 기반시설이 파손됐으며, 당국은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AP=연합뉴스.


먼 타국에서 일어난 재난인 만큼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우려도 많다. 채 교수는 “음향, 레이더 기반 생체반응 탐지기 등 활용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도 “이는 실종자들이 살아 있어 호흡하거나 소리를 낼 수 있을 때만 유효하다”고 말했다. 설령 이 같은 첨단 장비를 동원할 수 있다 해도 당장은 현지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 관계자는 이날 “헬기 등을 현장에서 조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파견한 신속대응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중 일부는 국제적인 수색 전문가로 꼽힌다. 소방청 관계자는 “파견 인원 5명 모두 해외 대형 재난의 붕괴·매몰 현장에서 활동하는 유엔 국제탐색구조자문단(INSARAG) ‘헤비 등급’ 인원”이라며 “피해국의 지원 없이도 의료·통신·숙영·물류를 자체 해결하면서 장기간 고난도 구조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생존자 8명을 구조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파견을 검토 중이다. 또 인원 300명, 47t 안팎의 화물을 동시 수송할 수 있는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기 시그너스도 투입할 방침이다. 공 교수는 “2차 홍수 가능성 역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수색 역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신속대응팀은 사고 현장에 접근하기 위한 헬기 여러 대를 확보했다. 그러나 2차 홍수 위험에 네팔 당국으로부터 이륙 허가를 받지 못 하고 있다.

로이터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중국 티베트 쪽에서 “또다시 댐이 붕괴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구조활동에 투입된 보안요원과 구조대원에 즉시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다만 제방 전체가 완전히 붕괴했는지, 어느 정도의 물이 방류되고 있는지는 아직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나 실종자의 가족들은 정부를 향해 “최대한 빨리 헬기를 띄워달라”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28일 네팔 누와코트주의 트리슐리에서 돌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한 뒤 현장과 현지 주민들. 로이터=연합뉴스.

28일 네팔 누와코트주의 트리슐리에서 돌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한 뒤 현장과 현지 주민들. 로이터=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해외 사업장 안전관리를 추락·화재 등 산업재해 예방에서 자연재해 예방으로 넓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종수 숭실대 안전재난관리학과 교수는 “상류 빙하·암석이 붕괴하며 강을 막아 자연 댐이 생기고, 이것이 터져 대홍수가 발생했다는 게 현재까지의 가설”이라며 “지난해 5월 스위스 블라텐 산사태에서도 같은 패턴의 위험이 제기됐는데, 선례가 있는 만큼 향후 네팔처럼 자연재해 위험이 상존하는 곳에선 재해경감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엔 ‘재해경감을 위한 기업의 자율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기업재해경감법)’이 있다. 그러나 기업이 자율적으로 재해경감 활동을 할 의지가 있을 때 이를 지원할 뿐 의무나 처벌을 규정한 것은 아니다.





허정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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