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행정조사가 지난 6월 25일 광주특별시 일부 암 요양병원에서 실시됐다. 객원기자 장정필
환자에게 고액의 진료비를 미리 결제하게 한 뒤 일부를 돌려주는 이른바 ‘페이백(의료비 불법 환급)’ 의혹을 받는 병·의원 15곳이 추가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보건복지부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은 이들 의료기관 15곳을 추가로 수사 의뢰했다고 28일 밝혔다.
복지부는 7월 말까지 비정상·가짜진료 제보센터로 접수된 사례와 2차 행정조사 대상 의료기관 가운데 수사를 통해 구체적인 위법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15곳을 선별했다. 이에 따라 행정조사반이 지난 6월 출범 이후 경찰청에 수사 의뢰한 의료기관은 총 33곳으로 늘었다. 행정조사반은 중앙일보 보도
〈6월 15일자 1·8면〉를 계기로 암 환자 페이백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현장 행정조사와 수사 의뢰 등을 이어왔다.
이번 수사 의뢰 대상은 요양병원 8곳, 한방병원 4곳, 병원 1곳, 의원 2곳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4곳, 서울 3곳, 광주특별시 3곳 등이다.
제보센터에는 이들 의료기관이 환자의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고액의 진료비를 먼저 결제하도록 유도하거나 진료비 일부를 현금이나 현물로 돌려주는 페이백을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한 병원은 암 환자의 입원 상담 과정에서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파악하고 1000만원 상당의 패키지 선결제를 유도했다는 내용이 접수됐다. 환자에게 월 50만원씩 실손보험 혜택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이를 거부하자 다른 가족의 입원을 거절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환자별로 ‘할인 관리 시트’를 만들어 보험 가입 상황에 따라 맞춤형 할인을 제공했다는 병원도 있었다. 환자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실제 진료 내용과 다르게 진료기록부와 처방전 등을 작성한 정황 등도 포착됐다. 페이백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입·퇴원 비용 등을 현금으로 거래했다는 병원도 있었다.
행정조사반은 비정상·가짜진료 근절을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의료계의 자정을 위한 방안을 찾기로 했다. 의료계의 자율 규제 제도인 ‘전문가평가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의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등 의료계와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행정조사반은 다음 달 초 3차 행정조사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곽순헌 행정조사반장(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정부는 비정상·가짜진료가 선량한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피해를 주고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재정 누수를 초래하는 고질적인 관행이라 보고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