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취재수첩] 한인 상공인 홀대, 패턴 되려나

Los Angeles

2026.08.28 00:3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새벽 버스로 달려간 LA상의
테이프커팅 등 초대 못 받아
한인 상공인 활용은 뒷전
라스베이거스에서 25~27일 열린 ‘K-굿즈 페어’에는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 첫날 오전 개막식 테이프 커팅에 한 줄로도 40명이나 섰으니 말이다. 한국의 중소기업중앙회와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행사였으니, 각 지역 한인상의 임원들이 모습을 보일 만한 자리였다.  
 
예상은 빗나갔다. 가장 가까운 LA 한인상공회의소에선 30여 명이 25일 새벽 버스를 타고 개막식 행사장에 도착했지만 테이프 커팅에 초대받지 못했다. 주최측이 지역 정치인들, 집행사 인사들과 행사장을 순회할 때도 함께하지 못했다. 또 이날 주최 측은 한국에서 온 단체 임원들과 전직 장관, 연예인 등 80여 명을 초대해 한식당에서 여흥을 곁들인 만찬을 했다. 여기에도 LA와 서부지역 상공인들은 끼지 못했다.  
 
미주 한인사회 최초의 상공인 단체인 LA 한인상의 임원들은 소개 한번 제대로 할 기회도 못가진 것이다. 큰 행사를 주최하고 도움을 준 많은 기관, 단체, 그리고 높으신 공무원과 정치인들을 챙기느라 바쁠 수 있다. 그러느라 정말 중요한 비즈니스 차원의 네트워킹이 뒷전에 밀린 것은 아닌지.  
 
실망이 겹치자 LA 한인상의 인사들은 정해진 일정보다 이른 26일 새벽 LA로 복귀했다. 곽문철 회장은 푸대접과 관련한 질문에 한숨을 연거푸 내쉬면서도 말을 아꼈다.
 
좋은 아이디어와 품질을 자랑하는 한국의 생활용품들이 미국 바이어들을 만나는 것, 이게 이번 행사의 취지였다. 물론 월마트, 타깃, 메이시스 백화점 바이어들이 달려오면 좋겠지만 그게 금방 되는 일인가.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들을 먼저 보고 판로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은 현지 한인 상공인들 아닐까. 한인 상공인들은 한국의 좋은 제품을 현지 한인 업체들과 주요 소매점에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다.  
 
하지만 한국중소기업중앙회는 이를 간과한 듯했다. 주요 지자체 기관과 몇몇 업체들은 행사 후 LA 지역을 방문해 따로 업무 협약을 맺는다고 한다. 김스전기 등 주요 소매 매장들을 둘러보고 판매망 확보도 타진한다. 주최 측이 행사장에서 하지 못한 일들을 각 기업이 알아서 주선하고 있는 것이다.  
 
큰 무대에서 화려한 소개를 받거나, 마이크를 잡고 자기 자랑하는 기회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연결고리를 만드는 중요한 일을 돕겠다는 것이다.
 
새벽 버스를 타고 힘을 보태 보려 행사장을 찾은 LA의 한인 상공인들은 지금 허탈한 기분과 실망감이 앞선 상태다. 지난 2022년 재외동포재단이 ‘한상대회 20년사’ 책자에서 LA 한인상의의 역사를 통째로 누락시켰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는 이들도 있다. 한 번은 사고, 두 번은 우연으로 넘길 수 있다. 세 번째부터는 패턴이 된다. 한인 상공인에 대한 한국 기관들의 무관심이 패턴화되진 않길 바란다.
 

최인성 경제부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