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8일 일제히 ‘부 경장 사건’이 발생한 제주를 향했다. 여야 모두 경찰 부실 수사 문제를 점검한다는 목적이지만 여당은 경찰 개혁에, 야당은 검찰 보완수사권 필요성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위원인 김영진·김영배 의원, 민주당 경찰개혁추진단 공동단장인 김남희·이해식 의원, 위원인 이주희·김동아 의원은 이날 오후 부 경장 사건 피해자인 장미란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숲 현장을 찾았다. 김민석 대표가 “(경찰개혁추진단이) 제주 현장부터 바로 달려갔으면 좋겠다”(28일 최고위원회의)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김영진 국회 행안위원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경찰개혁추진단이 28일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농장을 찾아 살펴보고 있다. 이 농장은 30대 실종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곳이다. 연합뉴스
시신 발견 위치와 주변 지형 등을 살피고, 제주경찰청 형사과장으로부터 사건 당시 수색 경위를 보고 받은 김영진 의원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통 줬던 분에 대한 경찰 책임과 대책에 대해 물었다”며 “부 경장 사건은 개인 일탈에 더불어 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난 상황이고 경찰의 쇄신 대책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김남희 의원도 “(사건) 종결을 위해 상부 보고가 반드시 필요함에도 시스템에서 허위 종결 처리가 가능하다는 허점이 드러났다”며 “(경찰개혁추진단이) 다음 주에 (정식) 발족하면 경찰 개혁을 어떻게 해야할지 충분히 논의해 해결책을 찾겠다”고 했다. 경찰개혁추진단은 이날 고평기 제주경찰청장도 면담했다.
‘부 경장 사건’은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이 제주에서 실종 104일 만인 지난 24일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 장씨의 실종 신고를 받고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부 경장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이라고 기재해 관리 목록에서 장씨를 삭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구속된 부 경장이 종결한 실종 사건은 모두 298건으로, 제주경찰청은 이들 사건 중 추가 허위 종결 사례가 있는지 전수 조사 중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제주시 한림읍을 찾아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 피해자 장 모씨의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숲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의원들이 현장을 둘러본 지 한 시간쯤 지나서는 장동혁 대표와 박준태 대표 비서실장, 서천호 전략기획부총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같은 현장을 찾았다. 현장을 둘러 본 장 대표는 야자수 줄기를 직접 만져본 뒤 “지지도 안 될뿐더러 여기에서 자살을 한다는 게 통상 우리가 합리적으로 생각할 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경찰이 장씨의 사망 원인으로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걸 꼬집은 것이다. 또 “이 실종 사건을 허위로 전결한 것이 이런 심각한 결과를 낳았다”며 “전수조사와 전면 재수사가 필요하고 (그 결과)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면 경찰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해두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도 직격했다. “경찰에게 모든 수사권을 다 맡기고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한 이 상황이 시간이 지나면 얼마나 큰 문제를 발생시킬지 두려움이 몰려왔기 때문에 정성호 전 법무장관이 사퇴한 것”이라면서다.
민주당은 이 사건과 검찰 보완수사권의 존치 필요성을 연결짓는 데엔 선을 긋고 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 “(국민 불안) 해결 방안을 가장 좋은 수단으로 찾아야지, 보완수사권이나 검사의 직접 수사가 가장 적절한 방안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