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제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장모(37)씨 사건과 관련해 고인의 사인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퍼뜨리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표 소장은 지난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가 인터뷰를 통해 ‘현 단계에서 사인을 단정하는 건 섣부르다’고 말한 것을 ‘자살이 아니다’로 오해하지 말아달라”며 “경찰도, 언론도, 변호사들도, 심리학자들도 제발 제주 실종 사건의 사인을 단정하지 말고 여론 호소, 선동하지 말고 신중해달라”고 당부했다.
표 소장은 “변사 사건 사인 결정은 법적으론 형사소송법 제222조에 따라 검사의 권한”이라며 “현실은 검사가 법의학 과학수사 훈련을 받지 않은 비전문가이다보니 ‘아무런 법적 권한 없는’ 법의학자의 부검 소견, 그리고 관련 법과학자의 검사 결과, 현장 과학 수사 전문가인 경찰 CSI의 현장 수사 결과, 형사들의 탐문과 CCTV 분석 및 피해자 주변 조사 등을 종합해 결론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의 범죄 행위로 인해 한여름 무더위 속에 시간이 경과되고 폭우 등으로 인해 시신의 부패, 족흔 등 누군가 현장에 진입한 흔적이 소실됐을 가능성 등으로 인해 사인 규명이 너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런데 위기에 몰린 현지 경찰이 섣불리 자살 가능성을 초기부터 언급하는 바람에 오히려 의혹을 키우고 여론이 안 좋아지니 이때다 하고 ‘타살 음모론’이 기승을 부린다”며 “일부 언론 방송과 심지어 변호사, 심리학자 등 유명한 사람들마저 나서서 타살로 단정하는 주장들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표 소장은 “고인과 유가족을 위해, 우리 사회를 위해, 진실과 정의를 위해 바람직한가”라며 “이미 유병언,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등 사인 규명이 어렵지만 타살 혐의를 발견하지 못한 사건들에서 충분히 홍역을 겪고 사회적 비용을 치르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낱낱이 밝히고 해결해 믿을 수 있는 경찰을 만들어야 한다”며 “사인 규명이 어렵다고 타살 음모론을 부추겨서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냐”고 덧붙였다.
앞서 표 소장은 이날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에서 경찰이 장씨의 목 부위 골절 등을 근거로 사인을 목맴사로 추정한 것에 대해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표 소장은 “‘설골’이라고 해서 목뿔뼈 이쪽의 앞쪽에 있는 가느다란 쉽게 골절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게 골절이 됐다는 건 목맴사뿐만 아니라 목조름사에서도 골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구 압박에 의한 질식이란 것은 추정은 가능한데 과연 스스로가 목을 매는 의사 목맴사냐 아니면 타인이 목을 졸라서 질식을 시킨 액사나 교사냐 이런 부분들은 법의학적으로는 규명하기가 불가능해진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목 부위 골절은 ‘목조름’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법의학적으로 규명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표 소장은 앞서 다른 인터뷰에서 “현 단계에서는 어떤 추정이나 단정도 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