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이민법원이 부모의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미국에 체류 중인 미성년자 6명에게 추방명령을 내렸다. 션 에이브러햄 이민판사는 26일 열린 심리에서 주 가정법원으로부터 부모의 방치•유기 상태가 인정된 12~17세 어린이 10명의 사건을 심리했으며 이 가운데 6명에게 추방 명령을 내렸다.
추방 명령을 받은 아동들은 모두 ‘특별 이민 청소년 지위’(Special Immigrant Juvenile Status•SIJS)를 신청한 상태였다. SIJS는 부모의 학대•방치•유기 등으로 부모와 함께 살기 어려운 미성년 이민자가 미국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돕는 특별 이민 자격이다.
변호인들은 SIJS 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추방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에이브러햄 판사는 SIJS가 승인되고 비자가 발급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이유로 추방을 결정했다.
법정에서는 아동들의 가족 및 보호 상황도 거론됐다. 일부 아동은 추방 대상 국가에 돌아갈 경우 돌봐줄 부모나 보호자가 없다고 변호인들은 설명했다. 한 과테말라 출신 아동은 자신을 왜 과테말라로 돌려보내느냐고 물었고, 판사는 해당 아동의 잘못은 아니지만, 미국 입국 방식과 체류 신분 등에 관한 이민법상 이유로 추방 대상이 된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들은 이민항소위원회(BIA)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제7연방항소법원에 추방 집행을 중단해 달라는 청원을 낼 방침이다.
이날 추방 명령을 받지 않은 나머지 4명은 추가 심리를 통해 추방 여부가 결정된다. 이번 결정은 부모나 법적 보호자 없이 이민 절차를 밟는 미성년자의 이민법원 심리 일정이 빠듯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졌다. 과거에는 심리 사이에 수개월의 시간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다음 심리가 불과 2주 뒤로 잡히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 변호인들의 설명이다.
현재 미국에는 부모나 법적 보호자 없이 이민 절차를 밟고 있는 아동이 약 2만 명에 달하며, 시카고 지역에도 약 1천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딕 더빈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과 이민단체들은 최근 이민법원 적체 해소를 이유로 미성년자 이민 사건의 심리가 빠르게 진행되고 추방 명령까지 내려지는 데 대해 아동들에게 보장된 적법절차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