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에 있는 폐광산 관광지 ‘활옥동굴’이 국유림 점유 소송에 이어 갱도 안전 문제를 놓고 지자체와 운영사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충주시는 29일 “활옥광산(동굴)에서 불법 카약 운영이 이뤄지고 있으며, 갱도 밖 관광농원의 법 위반 사항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근 업체 측에 영업정지 처분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운영사인 ㈜영우자원 측은 “낙석 방지 시설 구축과 갱도 안전점검, 수상 시설 안전요원 배치 등 대책 마련에 힘써왔다”며 양성화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충주시 목벌동 충주호 인근에 조성된 활옥동굴은 과거 활석·백옥·백운석 등을 채굴하던 광산이었다. 1999년 이영덕 영우자원 대표가 광산을 인수한 뒤 2018년까지 활석을 캤다. 이 대표는 이듬해 전체 57㎞ 길이 갱도 중 2.3㎞를 관광시설로 꾸며 개방했다. 외부 공간엔 관광농원 허가를 받아 카페와 식당, 경관시설 등이 조성됐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활옥동굴을 찾은 관광객은 45만7560명으로 충주 지역 관광지 중 1위를 차지했다. 충주호관광선(22만7269명)과 수안보온천지구(27만765명)보다 많다. 투명 카약과 함께 공연장과 와인 저장고, 건강테라피실, 수경재배 시설, 조명 전시물 등을 볼 수 있다.
지난 25일 충북 충주시 활옥동굴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조형물을 감상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
국유림 점유·동굴 카약 운영 논란
활옥동굴 인근의 한 카페 점주는 “문을 연 지 7년밖에 안 된 활옥동굴을 충주의 대표 관광지로 꼽는 사람이 많아졌다. 주말엔 단체 손님을 태운 버스가 줄을 잇는다”고 했다.
활옥동굴이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시설 운영과 관련한 여러 가지 법률 위반 사항은 아직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충주시는 2022년 11월께 수상레저업 허가를 받지 않은 동굴 내 카약 운영은 불법이라고 판단해 경찰에 고발했다. 이 사안은 정식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8월 벌금 300만원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났다.
산림청은 “갱도 안 일부 구간의 국유림을 무단 점유했다”며 영우자원과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국유림 점유 관련 소송으로 동굴 안 통행로 개설이 불법이라고 판단한 충주시는 수상레저업 등록을 미룬 상태다.
충주시는 활옥동굴이 다중이용시설인 만큼 안전 확보가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충주시 관계자는 “활옥동굴은 2018년 폐갱구 신청이 이뤄지긴 했으나, 여전히 광업권이 살아있는 시설이라 지자체가 갱도 안 시설 인허가나 안전점검에 제한이 있다”며 “제재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위반 사항을 고쳐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충주시 목벌동에 있는 활옥동굴에 있는 수경재배시설. 최종권 기자
━
이동석 시장 “법 사각지대 이용한 부정당 영업”
충주시는 지난 26일 동굴 밖에 있는 미준공 주자창과 시설 보완을 이유로 운영사 측에 ‘영업정지 처분에 따른 의견제출’ 공문을 발송했다. 시는 10일간의 의견 청취와 청문회를 거쳐 최대 15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동석 충주시장은 “당초 시에서 허가한 ‘활옥관광농원’은 광산 내부(활옥동굴)가 아닌 그 앞의 광장”이라며 “활옥광산을 동굴로 홍보하고 관광시설로 이용하는 것은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변명의 여지 없는 부정당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우자원 관계자는 “동굴 밖은 관광농원, 동굴은 유원시설업 허가를 받아 운영 중”이라며 “낙석 방지 시설과 위험 암석 제거, 전문기관 안전진단을 지속적으로 해 왔으며, 지난해 산림청 요청에 따라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했고 B등급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카약 운영과 관련 “수상레저업 등록이 지연된 데다 청주공항 관련 행사, 충북교육청 체험 프로그램, 공공기관 및 단체 등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충북 충주시 목벌동에 있는 활옥동굴 내부. 최종권 기자
━
인근 상인 “활옥동굴 해법 찾아야” vs “불법 요소 먼저 해결”
유영기 충주시의회 의장은 “활옥동굴이 충주의 소중한 관광자원인 만큼 시의회와 시, 전문가 집단, 시민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갈등을 중재하고, 합법적으로 양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활옥동굴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권모(33)씨는 “활옥동굴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 70% 이상이 외지인”이라며 “영업 정지나 폐쇄보다는 활옥동굴을 지속 가능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모(34)씨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불법 요소는 해결하고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