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바레인과 평가전에서 3-1 승리를 거둔 남자 배구 대표팀. 사진 대한배구협회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은 2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평가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8-26, 25-19, 21-25, 25-23) 승리를 거뒀다. 두 팀 모두 4일부터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하고, 다른 조에 배정된 만큼 스파링 파트너로서도 안성맞춤이었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으로선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부상 및 컨디션 관리를 위해 아시아배구연맹(AVC) 네이션스컵과 동아시안컵에 불참했던 에이스 허수봉이 가세했고, 임동혁과 박경민, 차영석 등도 합류해 기량을 점검했다. 특히 허수봉은 V리그에서 안방으로 쓰는 유관순체육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이날 선수 전원을 고르게 기용했다. 1, 2세트에서 세터 한태준이 좋은 기량을 보였지만 황승빈으로 교체했다. 이상현도 휴식을 주고 차영석을 투입했다. 모든 선수들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복안이었다. 랭킹 포인트가 걸리지 않은 친선 경기다운 운영이었다.
그러나 심판들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경기 내내 매끄럽지 않은 운영을 보였다. 노골적이진 않았지만, 접전 상황에선 한국에게 유리한 판정이 자주 나왔다. 비디오 판독이 특히 그랬다. 이날 경기는 세트당 한 번씩 비디오 챌린지를 사용하되, 성공할 경우 한 번 더 쓸 수 있도록 했다.
1세트 25-24로 한국이 앞선 상황, 허수봉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맞고 코트에 떨어졌다. 허수봉은 터치 아웃을 주장했으나 이미 비디오 판독을 쓴 상태였다. 바레인의 이반 요크모시비치 감독은 가볍게 항의했지만 주심이 비디오 판독을 진행시켰다. 결과는 인. 25-25 동점이 된 후 한국이 28-26으로 승리했다.
4세트 18-20에선 반대 상황이 일어났다. 바레인 하심 알리 사예드의 공격이 코트 밖으로 벗어났고, 바레인 선수들은 블로커 황승빈의 손에 맞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레인은 이미 비디오 판독을 소진했고, 요크모시비치 감독은 “국제배구연맹 규정은 두 번”이라며 판독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판은 “이 경기 규칙이 그렇다”고 해명했다. 심판의 적용이 맞고, 느린 그림으로 봐도 황승빈의 손에 맞지 않았지만 운영의 묘가 아쉬웠다.
배구 팬들은 1년 전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진주에서 열린 코리아컵이다. 당시 일본은 여자부 경기에 2진급 선수들을 내세우긴 했으나 한국과 접전을 펼쳤다. 결국 한국이 3-2로 이기긴 했으나, 5세트 중반부터 한국에게 유리한 판정이 쏟아진 게 컸다. 일본 언론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이어졌다며 비판했다.
대한배구협회는 지난해의 실수을 하지 않기 위해 올해는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번 평가전에서도 심판진은 한국인만 기용했다. 평가전, 그것도 한국-바레인 수교 50주년을 맞아 초청해 열었던 경기에서 뒷맛이 쓴 장면이 나와야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