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고려대학교 총장 취임식에서 김동원 고려대 총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고려대 제공
고려대 총장이 파란색 연세대 학위복을 입게 된다. 서로 상대 학교 총장에 대해 명예학위를 수여하며 예우하고, 두 학교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전통이 한 차례 더 이어지게 된 것이다.
연세대는 다음 달 8일 오후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김동원 고려대 총장에 대한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학교는 매년 가을 야구·축구·럭비 등 종목에서 맞붙는 정기전을 치르는 등 대표적인 ‘라이벌’ 대학 관계로 알려져 있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상대 학교 총장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 들어 총장의 4년 임기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두 학교가 서로 자신의 대학 명예학위를 수여하는 사례가 이어져 왔다. 2006년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을 시작으로 정갑영(연세대)·염재호(고려대)·김용학(연세대)·정진택(고려대) 등 역대 총장들이 임기 종료를 1년 내로 앞둔 시점에서 상대 학교에서 명예학위를 받았다. 김 총장은 2023년 제21대 고려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내년 2월 임기 종료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연세대의 명예학위를 받게 된 것이다. 역대 수여자들은 이미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정식 박사학위를 갖고 있었다. 따라서 이 명예학위는 학문적 검증보다는 총장 재임 중 쌓은 공로와 양교의 우정을 위한, ‘예우’의 성격이 짙다.
왼쪽부터 당시 서승환 연세대 총장, 정진택 고려대 총장, 박승한 연세대 연구부총장. 2023년 정 전 총장이 연세대 명예교육학 박사를 받 모습. 고려대 제공
가장 최근 상대 학교 총장에 대한 학위 수여식이 열린 건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연세대 서승환 총장이 임기 종료를 26일 앞두고 고려대에서 명예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 총장은 “(두 학교가) 한 세기 이상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에 공헌했고, 역사의 부침과 함께 변화했다”며 “고려대 명예학위는 무한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김 총장도 직접 참석해 축사를 건넨 바 있다.
왼쪽부터 당시 승명호 고려대 교우회장, 김동원 고려대 총장, 서승환 연세대 총장, 송진원 고려대 대학원장. 2024년 1월 서 전 총장이 고려대 명예교육학박사 학위를 받는 모습. 고려대 제공
한편 김 총장의 경우 경영학·노사관계학 출신인데 전공과 달리 철학박사를 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평소 대학 교육에서 철학과 윤리를 강조해 온 김 총장의 대학 운영 방침 등이 반영된 결과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총장은 올해 총장 신년사에서도 “중요한 역점은 AI 기술을 활용하는 인간의 윤리적·철학적 능력, 즉 ‘휴먼 인텔리전스(Human Intelligence)’ 역량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