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프랑스 다비드 아르노, 휴고 클루조 감독의 ‘K2: 그림자를 따라서’의 스틸컷.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알피니스트 뱅자맹 베드린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K2를 무산소로 오르는 도전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홍보팀
자동차에서 영화를 보고, 텐트와 숲속에서도 스크린을 만난다. 밤에는 영남알프스의 별을 보며 버스킹을 즐긴다. 국내 유일의 국제 산악영화제인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가 영남알프스의 자연을 영화관으로 바꾼다. 기존 상영관에 차박극장, 텐트극장, 데크극장, 숲속극장을 더해 모두 11개 상영관을 운영한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산악영화제는 다음 달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원에서 열린다. 슬로건은 ‘함께 오르자, 영화의 山’. 35개국 114편의 산악·자연·인간을 다룬 영화가 관람객과 만난다.
울산에서 세계산악영화제가 열리는 배경에는 ‘영남알프스’가 있다. 울산 울주군을 중심으로 경남 밀양·양산, 경북 청도·경주에 걸쳐 해발 1000m 안팎의 산들이 이어지는 산악지대다. 가지산과 신불산, 영축산 등 산세와 풍광이 유럽 알프스를 닮았다고 해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을이면 신불산과 간월산 일대에 억새평원이 펼쳐져 전국에서 등산객들이 찾는다.
이 같은 자연환경을 단순한 등산 관광지를 넘어 산악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에서 국제 산악영화제가 출발했다.
폐막작은 스페인 곤살로 만소 감독의 ‘여전히 항해 중’이다. 여든아홉 살 노인이 청춘의 영혼을 품고 다시 모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홍보팀
2016년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정식으로 막을 올렸다. 산을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 등반과 모험뿐 아니라 자연과 환경,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는 국내 최초의 국제 산악영화제다. 출범 초기부터 이탈리아 트렌토영화제 등 세계 산악영화제와 교류하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영화제의 무대 역시 산과 맞닿아 있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뒤편으로 신불산과 간월산이 이어진다. 인근에는 인공암벽장도 자리한다. 극장을 벗어나 실제 산을 바라보며 산악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영화제만의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영화제 출범 10주년을 맞아 세계 최초로 8000m급 14좌를 무산소 완등한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를 초청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개막작은 프랑스 다비드 아르노, 휴고 클루조 감독의 ‘K2: 그림자를 따라서’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알피니스트 뱅자맹 베드린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K2를 무산소로 오르는 도전을 카메라에 담았다. 폐막작은 스페인 곤살로 만소 감독의 ‘여전히 항해 중’이다. 여든아홉 살 노인이 청춘의 영혼을 품고 다시 모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황금피켈상 평생공로상 수상자 실보 카로. 사진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홍보팀
올해 영화제에서도 세계적인 산악인들을 만날 수 있다. 슬로베니아 출신 알피니스트 실보 카로가 강연에 나선다. 실보 카로는 산악계 최고 권위의 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황금피켈상 평생공로상 수상자다.
국내 산악인들의 생생한 도전기도 들을 수 있다. 히말라야 ‘사트 피크’(해발 6220m)를 오른 안치영 대장이 무대에 올라 등정 과정을 풀어낸다. 김영미 대장은 남극 대륙 무보급 단독 도보 횡단 경험을 들려준다.
이번 영화제의 얼굴인 홍보대사에는 배우 함은정이 위촉됐다. 엄홍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남알프스의 대자연 속에서 삶의 온기와 도전 정신을 나누는 뜻깊은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