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1만원짜리 LED 부품 만으로 일상에 숨겨진 불법촬영 카메라를 찾아내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한준 전산학부 교수 연구팀이 싱가포르국립대(NUS)·싱가포르경영대(SMU)와 함께 스마트폰에 발광다이오드(LED) 케이스를 부착해 숨겨진 불법촬영 카메라를 탐지하는 인공지능(AI) 기술 ‘스윕LED’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스마트폰에 부착해 카메라를 탐지할 수 있는 스윕LED. 사진 KAIST
기존의 휴대용 탐지기는 한 방향에서 빛을 비춘 뒤 사용자가 렌즈에서 반사되는 밝은 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라 금속이나 유리·광택 플라스틱의 반사를 렌즈로 오인하기 쉬웠다. 카메라가 송출하는 무선 신호나 전자기파를 잡아내는 방식의 탐지기는 전원이 꺼져 있거나 실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카메라는 탐지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었다.
연구팀은 육안 대신 AI에 판별을 맡겼다. 스마트폰 후면에 여러 방향의 LED를 애플 맥세이프처럼 붙여 배열하고, 이 조명이 순차적으로 각도를 바꿔가며 물체를 비추도록 했다. 이때 물체 표면의 반사 모양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딥러닝으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거울이나 금속의 반사점은 조명 방향이 바뀌면 불규칙하게 이동하거나 사라지지만, 카메라 렌즈는 내부 렌즈와 조리개, 이미지센서가 겹쳐진 구조 탓에 반사 모양이 독특하게 변형된다. 이 차이를 AI가 읽어내는 것이다. 전원이 꺼진 카메라도 렌즈가 노출돼 있으면 탐지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충전기·탁상시계·리모컨·장식품 등 실제 숙박 공간에서 볼 수 있는 물건 30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탐지 정확도는 약 94%였다. 물체 하나를 검사하는 데 걸린 시간은 5초 이내였고, 야간과 주간 실내조명 환경 모두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LED 케이스의 핵심 부품 비용은 7달러(약 1만원) 미만이어서, 스마트폰 액세서리 형태의 보급형 제품으로 상용화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정확도를 높이거나 일반 물체를 카메라로 오판하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 연구팀은 하드웨어를 더 소형화하고 실시간 분석 성능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준 교수는 “불법촬영 카메라는 개인의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라며 “이번 연구는 저비용 하드웨어와 AI 분석을 결합해 비전문가도 손쉽게 쓸 수 있는 실용적 탐지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