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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문민화’ 1년만에 대장 출신...전작권 전환 염두

중앙일보

2026.08.29 23:47 2026.08.30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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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강신철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58·육사 46기·예비역 대장)를 지명한 것을 두고 군 안팎의 신망이 두터운 ‘안정적 안보 수장 카드’를 택했다는 해석이 많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내세웠던 국방장관 문민화 기조는 1년 만에 후퇴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2022년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서울 용산 국방부 1층 브리핑룸에서 북한의 도발과 관련한 우리 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022년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서울 용산 국방부 1층 브리핑룸에서 북한의 도발과 관련한 우리 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인선 배경으로 “자주국방 역량 강화”와 “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 혁신”을 거론했다. 가시화하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비하는 동시에 최근 반대 여론이 거센 통합 국군사관학교 추진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가 인선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대장)을 지낸 강 후보자는 연합방위태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소 전작권 전환에 대해서도 한·미 군 통수권자의 결단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취지의 소신을 피력해왔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또는 내후년 전작권을 넘겨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한국군이 주도하는 미래연합사의 지휘 능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연합작전 경험이 풍부한 예비역 대장을 국방장관에 기용해 한·미 동맹의 중대한 변곡점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군 안팎에서 진통을 겪는 사관학교 통합 문제도 강 후보자의 신망과 전문성을 토대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육사 출신 예비역 대장인 강 후보자가 방위병 출신의 민간 국방장관보다 기존 사관학교 체제 개편에 대한 군 내부의 반발을 설득할 명분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강 후보자가 통합사관학교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군 관계자들은 정부의 국방개혁 방향에 대체로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난 강 후보자는 1990년 육사를 졸업한 뒤 소위로 임관했다. 연합·합동작전과 국방정책 분야를 두루 거친 실력파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선 합참 작전본부장 등을 거쳐 연합사 부사령관에 중용됐다.

독립운동가 집안 출신으로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군 안팎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다. 독서광으로 매일 새벽 동서양 고전을 읽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군사학의 고전인 칼 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구절을 외우고 다닐 정도라고 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초대 합참의장 후보군으로도 거론됐지만 지난해 9월 정부의 첫 대장 인사에서 군복을 벗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군 수뇌부 쇄신 차원에서 현역 대장 7명이 모두 교체되는 과정에서였다. 이후 중동 지역의 방산 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올해 2월 주사우디 대사로 부임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임현동 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임현동 기자


다만 이번 인선으로 이재명 정부가 강조했던 ‘국방장관 문민화’의 상징성은 크게 퇴색하게 됐다. 정부 초대 국방장관이자 민주화 이후 첫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인 안규백 장관이 1년여 만에 교체되고, 다시 역대 국방장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육사 출신 예비역 장성에게 지휘봉을 넘기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12·3 비상계엄 이후 군 쇄신과 문민통제 강화를 내세워 5선 국회의원인 안 장관을 발탁했다. 그러나 최근 안 장관의 방위병 복무 당시 탈영 논란이 재점화됐고, 그의 개인 신상 문제가 통합사관학교 등 주요 정책의 추진 동력까지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여권 내에서도 나왔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에 대해 ‘통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58%로 ‘통합하는 것이 좋다’(30%)를 크게 앞섰다. 올해 1~2월 한국국방연구원(KIDA) 조사에서 응답자 1000명 중 49.1%가 통합에 찬성하고 반대는 21.0%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반년여 만에 여론이 크게 나빠진 셈이다.



이유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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