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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 피해 눈덩이…사망자 700명·실종자 3000명 넘었다

중앙일보

2026.08.30 00:45 2026.08.3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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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네팔 다딩 지역에서 트리슐리강 수위가 상승한 가운데 강변 주민들이 집을 떠나 대피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네팔 재난위험경감관리청(NDRRMA)에 따르면 네팔 북부에서는 빙하 붕괴와 눈사태로 보테코시강과 트리슐리강 유역에 돌발 홍수와 토석류가 나와 700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EPA=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네팔 다딩 지역에서 트리슐리강 수위가 상승한 가운데 강변 주민들이 집을 떠나 대피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네팔 재난위험경감관리청(NDRRMA)에 따르면 네팔 북부에서는 빙하 붕괴와 눈사태로 보테코시강과 트리슐리강 유역에 돌발 홍수와 토석류가 나와 700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EPA=연합뉴스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네팔·중국 국경의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구조·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인명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네팔과 중국 당국의 집계를 종합하면 이번 대홍수로 현재까지 시신 최소 750구가 수습됐으며 실종자는 3044명(외국인 최소 589명)에 육박한다. 이 중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16명, 실종자는 546명이다.

한국인 실종자는 9명으로 모두 네팔에서 실종됐다. 현재 한국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헬기 2대로 공중 수색을 하기 위해 네팔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네팔 군에는 한국인 실종 추정 지점에 관한 좌표를 제공하고 해당 지점 수색을 계속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생존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수색 지역이 나무가 빽빽하고 경사가 심해 헬기 접근과 착륙이 쉽지 않다고 한다.

설상가상 대홍수로 인해 형성된 임시 자연 댐의 추가 붕괴 가능성 및 범람 위험까지 겹쳤다. 앞서 중국 수리부(수자원부)는 지난 27일 대규모 토석류가 덮친 중국 티베트자치구 지룽 통상구 상류에 흙과 바위가 하천을 막아 자연댐과 큰 호수가 형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네팔 당국은 28일 티베트 지룽 통상구 상류 자연댐에 홍수 경보를 내렸다. 29일 수위가 정상 수준으로 낮아졌으나 30일 보테코시강 수위가 다시 상승하자 하류 지역에 추가 경보를 발령했다.

티베트자치구인민정부 신문판공실은 30일 지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경 관문 핵심 지역 상류에 형성된 자연댐은 이미 물이 넘쳐 빠져나가고 있다”며 “자연댐의 전체 붕괴 가능성은 비교적 낮으며, 현재 전반적인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새로운 위험도 감지됐다. 중국 응급관리부에 따르면 전날 밤 무인기 감시 결과 기존 자연댐에서 약 2.8㎞ 하류 지점에 새로운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이 지역 긴급 구조 인력이 대피했다.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한국인 9명의 실종됐다. 외교부·소방청·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이 지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위해 짐을 붙이고 있다. 뉴스1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한국인 9명의 실종됐다. 외교부·소방청·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이 지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위해 짐을 붙이고 있다. 뉴스1

현지매체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지난 28일부터 한국·인도·중국·호주 등 4개국에 한해 제한적으로 구조 및 수색지원을 받고 있다. 수력발전소 터널 내부 구조 작업, 유전자 정보(DNA) 검사, 법의학 조사 등 3개 특수 분야에 한정해서다.

당초 네팔 당국은 자국 안보 기관 중심의 수색 작전을 이유로 외국 수색·구조팀의 현장 투입을 제한했다. 일각에선 피해 지역인 라수와 지구가 중국 티베트 자치구와 접해 있어 지정학적·외교적 민감성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네팔 당국은 부인했다.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향후 복구 부담도 상당할 전망이다. 네팔 재무부는 재건에 약 40억~50억 달러(약 5조6000억~7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50억 달러는 네팔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런 가운데 네팔은 중국과 재난 대응을 위한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장관은 29일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간 재난 대응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왕 부장은 중국의 네팔 지원 패키지가 이미 집행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대홍수 피해 주민을 위한 약 1346만 위안(약 28억원)의 긴급 현금 지원을 비롯해 실시간 위성·수문 데이터, 상류 자연댐 호수 관련 경보 정보 등 재난 정보 공유 확대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장관. 뉴스1/로이터=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장관. 뉴스1/로이터=연합뉴스


AFP통신은 네팔 중부 바그마티주의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 상부에 파이프로 공기를 주입하고 카메라를 투입하는 작업에 중국을 비롯해 인도의 전문 터널 구조팀이 합류했다고 전했다. 이 곳엔 최소 100여 명이 토사에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네팔은 향후 복구·재건, 재해 예방·피해 경감, 기후 변화 대응 등에 대해서도 중국과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중국은 티베트 지룽 지역의 피해 수습에도 대규모 인력과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현재 현장에는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소방·공안 등 구조인력 2141명과 차량 269대, 구조장비 3922세트가 투입됐다. 중국 재정부와 응급관리부는 긴급 구조와 복구를 위해 약 1억2000만 위안(약 246억원)을 긴급 배정했고,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기반시설 복구 등에 약 1억 위안(약 205억원)을 투입했다.
30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지역 데비가트에서 촬영한 대홍수와 산사태 이후 리쿠강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지역 데비가트에서 촬영한 대홍수와 산사태 이후 리쿠강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주네팔 중국 대사관은 이번 대홍수 사태가 중국 측의 사전 경고 미흡으로 인한 것이란 비판을 반박했다. 홍수를 촉발한 빙하·산사태가 중국과 맞닿은 국경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만큼 중국이 상류 지역의 위험 징후를 사전에 파악해 네팔 측에 충분히 알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대사관은 29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히말라야 지역의 위험 지점이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는 데다 고산·급경사 등 복잡한 지형을 고정밀로 감시하는 것은 여전히 국제적인 난제”라며 “현존 기술의 한계 내에서 관련 정보를 네팔 측과 적시에 공유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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