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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에 더 가혹한 고물가…식비 지출 증가율, 고소득층의 3배

중앙일보

2026.08.30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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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계란 매대 모습. 뉴시스

3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계란 매대 모습. 뉴시스


먹거리 가격 상승으로 저소득층의 식비 부담이 고소득층보다 빠르게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가구는 전체 가계지출의 약 3분의 1을 식비로 쓰는 반면 고소득 가구는 전체 지출의 5분의 1도 안 됐다.

30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의 가계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식비 지출은 89만141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식비는 식료품·비주류음료 구매에 사용한 지출과 외식 등에 쓴 식사비를 합한 금액이다.

소득별로 보면 식비 증가 폭에 차이가 컸다. 소득 하위 20~40%(2분위)의 식비 지출은 월평균 65만653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9% 늘었다. 전체 증가율(3.3%)의 두 배가 넘는다. 그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은 건 소득 하위 20%인 1분위로, 월평균 식비 지출(47만3148원)이 6.1% 늘었다. 이에 반해 4분위는 3.1%, 3분위는 2.0% 증가했고,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1.8% 늘어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식비 증가율

식비 증가율


전체 가계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1분위가 30.3%로 가장 높았다. 2분위는 27.2%, 3분위와 4분위는 각각 24.0%, 23.3%였다. 5분위는 17.8%에 그쳤다. 1분위와 5분위의 식비 비중 격차는 12.5%포인트에 달했다.

저소득층의 식비 부담이 유독 커진 것은 필수 먹거리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올 2분기 전체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0% 올랐다. 하지만 쌀(13.2%), 감자(11.1%), 파(10.0%) 등 필수 식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간장(9.3%)·달걀(9.0%) 가격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비교적 저렴한 외식 메뉴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삼각김밥과 떡볶이는 각각 4.0% 올랐고, 자장면은 3.9%, 해장국은 3.8% 상승해 전체 물가상승률(3.0%)을 웃돌았다.

지난 25일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에 메뉴 안내문에 삼계탕 등의 사진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지난 25일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에 메뉴 안내문에 삼계탕 등의 사진이 게시돼 있다. 뉴스1


3분기(6~9월) 물가도 걱정이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다. 해양수산부 수산물 유통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냉동 오징어(중품) 소비자가격은 532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평균보다 10.2% 높았다. 지난달 오징어 생산량이 1년 전보다 28.7% 감소한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 어획 부진 영향으로 공급이 줄어든 명태(냉동·대)도 1년 전보다 15.0% 비싸졌다. 수협노량진수산의 주간수산물동향에 따르면 횟감으로 주로 쓰이는 양식 광어(1㎏) 가격도 1년 전보다 6.5% 올랐다. 최근 몇 년간 고수온 피해로 양식어류가 대량 폐사한 여파다.

폭염·폭우 같은 날씨와 추석 연휴 영향으로 다음 달에도 고물가가 이어질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식료품 등 필수재의 경우 가격이 올라도 지출을 줄이기 어려워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김정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저소득 1인 가구의 물가 부담률이 소비자물가지수 단순 상승률에 비해 높다고 분석했다. 저소득 가구는 소비 구조가 식료품·주거비 등 필수재 중심이라 이들 항목의 가격이 올라도 소비 지출을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 급여 등 소비자물가에 연동된 급여 정책의 경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닌 저소득층이 실제 경험하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조정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남수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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